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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봉중근, LG ‘막는 야구’의 마침표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5-15 09:21



LG가 시즌 첫 연승을 달성했습니다. 어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롯데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LG는 8명의 투수들을 총동원하는 계투책 끝에 2:1로 승리하며 2연승했습니다.

연승의 원동력은 투수력이었습니다. 롯데와의 2경기에서 LG 마운드는 18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틀어막았습니다.

경기가 종료되는 순간에는 어김없이 마무리 봉중근이 있었습니다. 5월 13일 경기에서는 LG가 2:0으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 터프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했습니다. 홈런을 허용할 경우 역전되는 상황에서 첫 타자 히메네스를 범타 처리한 봉중근은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황재균을 몸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8회말 LG 타선이 추가 3득점해 5:0으로 벌리자 봉중근은 9회초를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영봉승을 완성했습니다.

전날 5개의 아웃 카운트를 처리하며 세이브를 따낸 봉중근은 5월 14일 경기에도 등판해 연투했습니다. 2:1로 살얼음 리드를 유지하고 있는 9회초 마운드에 나선 것입니다. 선두 타자 강민호에게 몸쪽 승부를 하다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탈삼진 2개 포함해 연속 범타 처리하며 1점차 승리를 지켰습니다.

LG는 36경기를 치르며 12승 1무 23패 승률 0.343로 최하위입니다. 승패차가 -11로 패수가 승수보다 10개 이상 많은 팀은 LG가 유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반등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것은 단순히 92경기를 남겨 놓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강팀의 필수 조건인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종반 박빙의 리드를 봉중근이 막아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사실 봉중근은 강속구를 뿌리며 힘으로 압도하는 전형적인 마무리 투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전성기였던 2000년대 후반과 달리 직구 구속이 140km/h대 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145km/h의 강속구는 한 경기에서 한두 번 보여줄까 말까입니다.

하지만 봉중근에게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 능력이 있습니다. 상대에 출루를 허용해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연속 안타나 장타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습니다. 몸쪽과 바깥쪽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뛰어난 견제 능력 또한 봉중근의 장점입니다. LG 포수들의 도루 저지 능력은 떨어집니다. 1점차 승부에서 상대 주자가 1루에 있을 경우 2루 도루를 막아내지 못하면 단타 한 방으로 동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견제 능력이 최고인 좌완 봉중근이 버티고 있으면 상대는 2루 도루를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9회초 1루 대주자 김문호는 2루 도루를 시도하지 못했고 1루에 묶인 채 경기가 종료되었습니다.


시즌 초반 LG가 연장전이 빈발해 봉중근은 세이브 요건이 아닌 상황에서 소득 없이 긴 이닝을 던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의 취임 이후 LG 마운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봉중근도 1이닝 마무리에 전념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상문 감독이 추구하는 '막는 야구'의 마침표 봉중근이 꾸준한 활약으로 LG를 반등시킬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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