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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포수난이 심각하다. 모든 구단들이 쓸만한 포수가 없어 울상이다. 이런 와중에 딱 1팀, 롯데 자이언츠만은 여유가 넘친다. 그도 그럴 것이 FA 대박을 터뜨리며 최고 포수로 거듭난 강민호를 비롯해 장성우, 용덕한 등 주전급 포수만 3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사훈, 김준태 등 가능성 많은 유망주들도 있다. 때문에 롯데는 항상 포수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리고 있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실제 어떻게 일이 진행되고 있을까.
활발한 트레이드 요청은 사실
때문에 각 팀들은 자체 육성 외 전력 보강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 트레이드에 문을 두들긴다. 모든 구단이 노리는 곳은 롯데다. 강민호는 논외로 치더라도 장성우, 용덕한은 현재 포수 걱정을 하고 있는 팀들에 가면 당장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롯데도 요청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지난 시즌 끝나고부터 각 구단들로부터 많은 제의가 있었다"고 하면서 "이름만 들어보면 깜짝 놀랄 거물급 선수를 포함한 제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즌이 한창인 지금도 롯데 사무실 전화벨은 계속해서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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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트레이드 성사가 되지 않는 이유라는 것은 하나다. 카드가 맞지 않아서다. 서로 손해보는 장사를 하지 않으려다보니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힘들다. 롯데 관계자는 "우리 소중한 선수를 데려가기 위한 카드라고 내놨는데, 누가봐도 자신들이 안쓸 선수 중에 고르고 골라 명단을 보냈더라"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롯데 입장에서는 "롯데가 너무 욕심을 부린다"라는 말이 억울할 만 하다. 트레이드라는 것이 양 구단이 동시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다. 어느 급한 한쪽이 적극적으로 카드를 내밀면, 반대 구단이 검토한 후 성사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 사이에서 다른 선수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조율 과정도 거친다. 어쨌든 갑과 을의 관계가 분명하게 설정된다. 포수 트레이드에 있어서 롯데는 절대적인 갑이다. 상대 카드가 마음에 안들면 그만이다. 이런 경우 을의 입장에서 조금은 손해보는 장사를 할 마인드로 접근해야 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트레이드가 활발하지 않은 우리 프로야구 정서상 그렇게 손해를 보며 자신들의 부족한 점을 채우려는 구단들은 드물다고 한다. 물론, 그 구단들도 "롯데쪽에서 너무 무리한 카드를 요구한다"며 억울해 하는 면도 있다. 참, 풀기 힘든 숙제다.
롯데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마음"
롯데 배재후 단장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일단 야구적인 측면에서의 냉정한 접근이다. 배 단장은 "강민호와 4년 계약을 했다고 전부가 아니다. 중간에 민호가 부상을 당할 수도 있고, 4년 후 미래도 생각해야 한다"며 "주전급 선수들을 백업으로 보유하고 있는게 문제지, 어느 팀이든 최소 3명의 포수 자원은 확보를 한 채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구단 백업 포수들에 비해 장성우, 용덕한의 기량이 좋다보니 관심이 집중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 롯데는 기대를 모았던 장성우가 부진한 가운데 용덕한이 1군 엔트리 자리를 바로 채워주기에 안정적으로 포수 운용을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 배 단장은 "프로의 세계가 냉정한 곳이라지만, 많이 뛰어야 하는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것을 보면 프런트 입장에서도 마음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프로팀인데, 선수 미래를 위해서 다른 팀에 자선 사업을 할 수는 없다. 만약 그 팀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생각해보자. 치명타가 된다.
롯데는 "좋은 카드가 들어오면 고려해보겠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단히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가 있다. 배 단장은 "포수이기 때문이다. 투수, 야수는 4~5년을 키우면 툭툭 1군용 선수가 튀어나온다. 그런데 포수는 아니다. 향후 몇 년을 내다봐도 장성우같은 선수가 다시 나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