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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수석 사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5-14 15:20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가 전격 사임했다. 한화는 수석코치 없이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스포츠조선 DB

한화 이글스 김성한 수석코치가 사퇴했다.

한화는 1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성한 수석코치가 일신상의 이유로 김응용 감독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고, 김 감독은 장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 김 코치는 남은 기간 인스트럭터, 자문 등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한화는 수석코치 없이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김 코치는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한 피로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13일 대구 삼성전까지 최근 4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4할을 웃돌던 승률이 3할6푼7리로 떨어져 최하위로 밀릴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김 코치는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며칠 전부터 감독님께 (물러나겠다는)말씀을 드렸는데 만류하셨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동안 감독님을 잘 보필하지 못했다. 팀이 부진한 것에 대해 수석코치로서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그동안 (정신적으로)많이 피곤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일신상의 이유도 있다. 건강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코치는 지난 2004년 KIA 타이거즈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방송사 해설위원,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코치 등 프로 구단 밖에서 다양한 일을 수행하다 2012년말 김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화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그러나 1년 6개월만에 다시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실상 현장을 떠나게 됐다. 김 코치는 "당분간은 좀 쉴 예정이고, 구단에서 제안한 일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한화가 다시 올라설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오늘 김 코치가 나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전해왔다. 감독님께서 며칠 전부터 고민하신 끝에 결정하신 것 같다"며 "그와 관련해 그동안 구단에서 나온 얘기는 전혀 없었다. 코치와 선수단 인사는 전적으로 감독님의 권한이다. 성적이 좋지 않은 것에 대해 김 코치 스스로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 단장은 "김 코치는 타격 이론에 대한 나름대로 식견을 가지고 계시다. 남은 계약 기간 4~5개월 동안 구단의 자문 및 인스트럭터 등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하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코치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형태지만, 올시즌 후 계약이 끝나는 김응용 감독 체제가 수석코치 없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한화는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할 당시 1군 타격 및 투수코치를 바꾸는 등의 조치는 취했지만, 수석코치의 위치는 변함이 없었다. 그만큼 타이거즈 시절부터 이어져 온 김 감독과 김 코치의 관계가 끈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서도 성적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김 코치 스스로 '내가 물러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남은 시즌 수석 코치없이 치룰 것이며, 이번 김성한 수석코치의 사임으로 팀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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