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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타순에는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갖춘 타자들이 기용된다. 4,5번 타자 앞이라 출루도 많이 해야 하고, 찬스에서는 주자를 불러들여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3번타자의 역할과 부담감에 대해서는 최초로 통산 2000안타를 친 양준혁도 설파한 바 있다.
그만큼 실로 오랜만에 3번 타순을 빼앗긴 것이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경기전 "최 정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 경기 흐름이 끊긴 적이 있었다. 부담을 줄이면서 편하게 극복하라고 타순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서 최 정은 4타수 1안타로 지난 6일 인천 삼성전 이후 1주일 만에 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타격감이 좋지는 않아 보였다. 당분간 3번 타순에 복귀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최 정이 3번타자로 나가야 SK는 공격력을 '베스트'로 발휘할 수 있다. 3할, 20홈런, 80타점 이상이 보장되는 최 정을 내세워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정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SK 타선도 힘을 잃었다. SK는 1~8일까지 7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0득점에 그쳤다. 5일 롯데전서 9득점한 것을 제외하면 타선 침묵이 이어진 셈이다. 최 정이 3번에서 제 역할을 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번까지 타순중 부담감이라는 단어가 붙는 타순은 1번, 3번, 4번 정도다. 타순 때문이든, 올시즌 후 진로 때문이든 지금 최 정에게 필요한 것은 그로 인해 생긴 부담감의 극복이다. 최 정이 얼마나 더 6번 타자로 출전할 지는 모르지만, 그 기간이 장기화된다면 SK 타선이나 선수 개인에게 좋을 것은 없다. 하루빨리 최 정이 강력한 타자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