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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호세 페르난데스, 올해는 사이영상?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5-06 09:58


2년차 징크스, 호세 페르난데스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에이스 호세 페르난데스가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8경기에서 12승6패, 평균자책점 2.19, 탈삼진 187개를 올리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LA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와 류현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셸비 밀러 등 유난히 쟁쟁했던 후보들을 물리치고 최고 신인의 영예를 안았다.

마이애미의 에이스로 떠오른 페르난데스의 기세가 올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6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7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74, 65탈삼진을 기록중인 페르난데스는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1위를 마크하고 있다. 지난 5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는 불펜진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으나, 7이닝 5안타 10탈삼진 3실점(2자책점)의 호투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4이닝 6실점한 지난달 1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을 제외한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며 무실점 투구도 3번이나 이끌어냈다. 최고 97마일, 평균 95마일에 이르는 빠른 볼과 커브, 체인지업을 고루 섞으며 높은 탈삼진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페르난데스의 직구는 공끝의 움직임이 다양하다.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을 모두 구사하고, 커브는 최고 85마일까지 나오며 꺾이는 속도가 빠르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사이영상에 도전해 볼 수 있다.

4월1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개막전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낸데 이어 시즌 두 번째 등판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6⅔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2승째를 거뒀다. 압권은 4월23일과 30일, 동부지구 강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2경기 연속 8이닝 무실점으로 압도한 장면이다. 특히 23일 경기에서는 삼진을 무려 14개나 잡아냈다. 역대 한 경기에서 14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낸 가장 나이 어린 투수 순위서 21년 265일로 5위에 올랐다. 당시 페르난데스를 상대한 애틀랜타의 크리스 존슨은 "마치 둥근 톱(buzz saw)과 싸우는 것 같았다"며 그의 위력적인 공끝에 혀를 내둘렀다.

1992년 쿠바에서 태어난 페르난데스는 3전4기 끝에 고국을 탈출하는데 성공, 미국 플로리다에 정착을 하게 됐다. 탈출에 실패해 3번이나 감옥살이를 했고, 마지막이었던 1998년 보트가 뒤집혀 바다에 빠진 어머니를 구하는 등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페르난데스는 지난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4순위로 지명을 받아 마이애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싱글A와 싱글A+를 거쳐 이듬해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초스피드의 성장세를 뽐낸 페르난데스는 제프리 로리아 구단주의 애정을 듬뿍받고 있다. 지난해 그를 앞세운 마케팅 전략이 성공을 거뒀고, 구단주가 직접 나서 투구이닝을 170이닝으로 제한시키기도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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