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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재원, 깜짝스타에 머물러서는 안되는 이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5-06 08:49


SK 이재원이 팀의 간판타자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 타자 스캇이 빠진 이후 4번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이재원은 5일 현재 타격 1위에 올라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이만큼 강력한 4번타자가 있을까.

SK 와이번스의 새로운 4번타자 이재원이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외국인 타자 스캇이 손목 부상으로 제외된 후 중심타선 걱정이 컸던 이만수 감독은 오히려 이재원의 활약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재원은 지난달 23일부터 5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스캇이 빠진 11경기에서 4번타자로 9번, 5번타자로 2번 출전했다.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가 경기 후반 정상호를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쓰기도 했다.

이 기간 이재원은 9경기 연속 안타를 친 것을 비롯해 타율 4할5푼2리(42타수 19안타) 2홈런 10타점을 올렸다. 스캇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날 롯데전에서는 투런홈런과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날리며 4타점을 쏟아냈다. 같은 기간 이재원보다 많은 타점을 올린 타자는 롯데 히메네스, SK 정상호, 두산 김현수 뿐이다.

이날 현재 이재원은 타율 4할6푼2리로 이 부문 선두다. 지난달 30일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격 순위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 2006년 데뷔 이후 규정타석을 채운 것도 처음이고, 타격 1위를 달리는 것도 처음이다. 이재원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유망주였다. 왼손 타자 상대 대타 전문요원으로 각광을 받았을 뿐, 주전으로 풀타임을 뛴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동안 두 차례의 큰 부상을 겪으며 고생도 많았다. 지난 2012년 11월 아시아야구선수권에 출전했다가 왼손 유구골 부상을 입었고, 2013년 10월에는 마무리 훈련서 투구에 왼 손등을 맞고 골절상을 당하기도 했다. 2011~2012년에는 상무에서 군복무도 했다.

이재원은 이날 경기후 "매일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주전으로 뛰었던)상무 시절때 기분이 난다"며 "올해 준비를 잘 한만큼 성적이 나와서 다행이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저한테 홈런이 아니라 안타와 타점을 더 많이 바라고 있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득점권 타율을 좀더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본인의 말대로 주전을 꿰차면서 타격감이 탄력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본래 자질을 갖춘 타자였다는게 SK의 설명이다. 김경기 타격코치는 이재원의 타격에 대해 "공을 최대한 몸에 붙일줄 알고 그렇기 때문에 공을 오래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스윙 좋은 선수다. 공을 길게 보고 좋은 스윙으로 자기 공을 기다릴줄 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유인구에 덜 속는다"고 평가했다.

물론 본인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주전으로 나서면서 여유도 생겼다. 김 코치는 "지금은 한 타석만 치고 끝나는게 아니다. 한 경기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임하니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더라도 다음 타석에서 밸런스를 찾고 준비를 할 수 있는 요령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의 현재 활약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스캇이 돌아와도 이재원의 역할이 '백업'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스캇이 오는 13일 복귀하면 이재원은 5번 또는 6번에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SK에 실로 오랜만에 대형 타자가 등장했다. SK는 올시즌 후 최 정 김강민 박재상 김상현 나주환 조동화 등 주전 타자들이 대거 FA 자격을 얻는다. 이재원이 '깜짝 스타'에 머물러서는 안되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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