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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강력한 4번타자가 있을까.
이날 현재 이재원은 타율 4할6푼2리로 이 부문 선두다. 지난달 30일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격 순위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 2006년 데뷔 이후 규정타석을 채운 것도 처음이고, 타격 1위를 달리는 것도 처음이다. 이재원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유망주였다. 왼손 타자 상대 대타 전문요원으로 각광을 받았을 뿐, 주전으로 풀타임을 뛴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동안 두 차례의 큰 부상을 겪으며 고생도 많았다. 지난 2012년 11월 아시아야구선수권에 출전했다가 왼손 유구골 부상을 입었고, 2013년 10월에는 마무리 훈련서 투구에 왼 손등을 맞고 골절상을 당하기도 했다. 2011~2012년에는 상무에서 군복무도 했다.
이재원은 이날 경기후 "매일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주전으로 뛰었던)상무 시절때 기분이 난다"며 "올해 준비를 잘 한만큼 성적이 나와서 다행이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저한테 홈런이 아니라 안타와 타점을 더 많이 바라고 있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득점권 타율을 좀더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본인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주전으로 나서면서 여유도 생겼다. 김 코치는 "지금은 한 타석만 치고 끝나는게 아니다. 한 경기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임하니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더라도 다음 타석에서 밸런스를 찾고 준비를 할 수 있는 요령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의 현재 활약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스캇이 돌아와도 이재원의 역할이 '백업'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스캇이 오는 13일 복귀하면 이재원은 5번 또는 6번에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SK에 실로 오랜만에 대형 타자가 등장했다. SK는 올시즌 후 최 정 김강민 박재상 김상현 나주환 조동화 등 주전 타자들이 대거 FA 자격을 얻는다. 이재원이 '깜짝 스타'에 머물러서는 안되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