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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에 또렷한 발자국을 남긴 타이론 우즈(전 두산), 펠릭스 호세(전 롯데)같은 외국인 타자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전력 평준화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에서 이들 외국인 타자가 개인 타이틀 경쟁, 팀 순위 경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는 흔히 '로또'로 불린다.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성공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 꼼꼼하게 체크해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가 적응에 실패해 시즌 중에 퇴출되는 일이 많았다. 메이저리그 경력에 상관없이 '한국형 외국인 선수'가 따로 있다는 얘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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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메이저리그에서 일정 기간 검증을 거친 선수가 많다. 스캇은 통산 135홈런, 칸투는 104홈런을 때렸다. 이전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지명도가 높다. 둘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800게임 넘게 출전했다. 빅리그 경력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거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자질을 갖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피에와 필, 테임즈(NC 다이노스), 벨도 100경기 이상을 뛰었다. 구단들이 수준급 외국인 타자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수준 있는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려면 당연히 충분한 동기부여, 돈이 필요하다. 야구 관계자들은 스펙이 화려한 선수들의 몸값이 구단 발표 금액보다 훨씬 높다고 말한다. 일부 선수의 경우 이적료를 포함해 200만달러 넘는 돈이 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한국 프로야구가 이제 메이저리그급 선수들에게도 매력적인 무대가 된 것이다.
타자 영입에 관한 기준도 세밀해 졌다. 예전에는 투수의 경우 직구 구속, 타자는 장타력을 중시했다. 국내 선수보다 파워가 좋은 홈런 타자를 선호했다. 그런데 올해 외국인 타자들을 보면, 파워보다 컨텐트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다. 대다수가 기본적인 파워를 갖추고 있지만, 장타력만 보고 영입한 게 아니라 컨택트 능력에 무게를 두고 뽑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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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들이 큰 것 한방을 노리는 타자보다 정확성을 갖춘 타자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에 근거한 결정이다.
사실 웬만한 외국인 타자라면 정확한 컨택트가 이뤄질 경우 쉽게 장타로 연결된다. 팀 별로 외국인 타자 선발 기준에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다수의 팀이 얼마나 한국야구에 적응할 수 있는가를 따져보고 영입을 결정했다. 기록만 보고 뽑은 게 아니라 품성, 융화력까지 체크했다고 한다.
산뜻하게 시즌을 시작한 외국인 타자. 이들이 프로야구 흥행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 지 지켜보자.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