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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팔색조 피칭, 2년차 징크스는 없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3-31 12:47



시즌 2승은 불발됐지만, 이대로면 2년차 징크스는 없다.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된 류현진이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미국 본토 개막전에 나섰다.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인한 등판, 투구 내용은 최고였다.

7이닝 무실점, 투구수는 88개였다. 7이닝 동안 25명의 타자를 상대해 3안타 3볼넷을 내주고,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초반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이날 주무기인 체인지업 대신 다른 구종의 비율을 늘렸다.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직구-체인지업 위주의 기존 투구패턴에서 슬라이더와 커브 비율을 늘려 영리한 피칭을 이어갔다.

팔색조 피칭이 시작되자, 샌디에이고 타자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4회 좌타자 알론소를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은 좌완임에도 그동안 좌타자 상대로 약점을 보여왔다. 지난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2할7푼)은 우타자(2할4푼5리) 보다 높았다.

체인지업이 결정구이기에 이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류현진의 서클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좌타자에겐 던질 공이 부족했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슬라이더나 타이밍을 뺏는 커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체인지업이 아무리 좋아도 다른 구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올해는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류현진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나올 게 뻔하다. 2년차 징크스를 탈피하기 위해선 슬라이더와 커브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

류현진은 5회와 6회 두개씩 삼진을 더해 이날 총 7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5회 카브레라를 또다시 삼진으로 돌려 세울 때도 결정구는 슬라이더였다. 초구에 커브로 카운트를 잡은 뒤, 볼카운트 2B2S에서 몸쪽으로 파고 드는 슬라이더로 파울팁 삼진을 얻어냈다.


류현진이 던진 88개의 공 중 절반인 44개가 직구였다. 나머지 비율이 돋보인다. 평소 같았으면 체인지업이 슬라이더와 커브를 합친 것보다 많았겠지만, 이날은 달랐다. 체인지업 18개를 던지는 동안, 슬라이더 12개, 커브 14개를 구사했다. 직구(50%) 체인지업(20.5%) 슬라이더(13.6%) 커브(15.9%)로 황금비율을 자랑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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