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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 군단’ LG, 장래엔 ‘우타 군단’?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3-14 09:20


사진 : LG 문선재

LG는 전통적으로 '좌타 군단'이었습니다. 1990년 창단 첫 해 우승을 차지할 때 박흥식, 윤덕규, 김상훈, 그리고 김영직까지 좌타자를 1번 타자부터 4번 타자까지 연속적으로 배치한 바 있습니다. 1994년 두 번째 우승 당시 맹활약했던 신인 3총사 중 서용빈과 김재현이 좌타자였습니다.

현재도 LG는 여전히 좌타 군단입니다.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등 LG의 주축 타자들은 좌타자입니다. 타격 기술로 평가받는 이병규(7번)까지 감안하면 만 30세 이상의 베테랑급 선수들 중에 좌타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1985년 이후 출생한 LG의 20대 타자들 중에는 우타자의 비중이 높습니다. 지난 시즌 한동안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정의윤을 제외하면 주전급 중에는 손꼽을 만한 우타자가 드물었으나 올해 오키나와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우타자입니다.

3월 11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서 결승타 포함 4타점을 기록한 문선재, 같은 날 대타로 나와 2루타를 터뜨린 최승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백창수는 모두 우타자입니다. 고졸 신인으로 다부진 하체와 빠른 발을 자랑하는 외야수 배병옥 또한 우타자입니다.

물론 김용의, 오지환 등 20대 좌타자들도 있지만 오지환은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않아 공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입단 당시 기대를 모았던 좌타 외야수 황선일은 상무에서 병역 복무도 마쳤지만 성장이 더딥니다.

병역 복무 중인 자원을 따지면 20대 우타자는 훨씬 많습니다. NC의 중심 타선에서 활약 중인 동생 나성범과 달리 우타자인 나성용을 비롯해 윤정우, 김재율, 정주현, 강승호 등 상당수의 내외야수 자원이 우타자입니다. LG가 장래 좌타자가 귀한 대신 우타자가 많은 '우타 군단'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베테랑 좌타자, 신진 세력 우타자'의 LG의 현재 팀 구성이 몇 년 뒤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FA,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팀 구성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신진 세력 우타자들이 오키나와 연습경기의 호조를 이어가 1군 개막 엔트리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신진 세력 우타자들이 제몫을 해내며 1군에 정착한다면 상대팀이 좌투수를 집중적으로 투입해 LG 타선이 고전하는 모습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LG의 젊은 우타자들이 팀 타선에 균형을 부여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2014시즌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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