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돌부처'의 직구가 살아났다. 오승환이 일본 정복을 위한 진정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오승환의 진가는 다음 타자를 상대하면서부터 완벽히 드러났다. 다음 타자는 고졸 신인 배병옥. 배병옥은 두 번 연속 들어오는 직구에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하며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기노자구장 전광판에는 150km가 넘는 구속이 연속으로 찍혔다. 3구째 직구는 높아 볼로 판정을 받았지만 4구째 공이 가운데로 들어오자 배병옥은 또다시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이어진 문선재와의 대결이 재밌었다. 문선재를 상대로 1구째 138km의 공이 들어왔고, 문선재가 이를 커트해냈다. 오승환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한 투심이었다. 오승환은 최근 실전에서 1~2개의 투심을 시험삼아 던지고 있는데 이 공이 그 투심이었다. 직구 타이밍에 문선재의 배트가 나갔지만 마지막에 공이 휘며 백네트를 맞히는 파울이 되고 말았다. 2구째에는 기노자구장을 찾은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 직구가 들어왔다. 전광판에 155km가 찍혔다. LG 전력분석팀 스피드건에는 150km가 찍혀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렸다는 자체가 오승환이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이어 3, 4구째도 연속으로 돌직구가 들어왔고 이날 3루타를 치는 등 타격감이 좋았던 문선재도 삼진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마지막 등장한 최경철은 볼카운트 1B0S 상황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한편, 일본에서 문제로 제기하고 있는 이중키킹 동작에 대해서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육안으로 봤을 때 폼에 전혀 변화가 없었다. 경기를 지켜본 LG 코칭스태프는 "한국에서의 폼과 전혀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