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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 주전 유격수 ‘무혈입성’?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2-04 09:53



LG 야수진이 두터워졌습니다. 내야수 박경수와 백창수가 병역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고 외야수 임재철이 2차 드래프트로 영입되었습니다. 지난 시즌을 2군에서 보내며 몸을 만든 박용근도 가세합니다. 외국인 선수 조쉬 벨 또한 야수진의 경쟁에 불을 붙일 것입니다. 외야수 이대형이 이적하고 내외야를 겸하던 정주현이 상무에 입대했지만 공백은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선수층이 두터워질수록 감독의 선수기용 폭은 넓어지며 내부 경쟁은 격화됩니다.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128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에서 뜻밖의 부상이나 슬럼프는 찾아오기 마련이기에 두터운 선수층이야말로 좋은 성적의 필수 조건입니다. 게다가 올해는 주말 경기가 우천 취소될 경우 월요일 경기가 예정되어 있어 강행군이 예상됩니다.

내부 경쟁이 격화된 LG 야수진 중에서 주전 유격수 자리만큼은 오지환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수 양면에서 약점을 보이기는 했지만 오지환이 지닌 장점 또한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시즌 오지환은 9개 구단 타자 중 실책(20개)이 가장 많았으며 삼진(113개)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수비에서 안정감이, 타격에서 정교함이 부족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오지환은 9개의 홈런으로 팀 내 홈런 공동 1위를 기록했습니다. 두 자릿수 홈런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3루타 8개로 전체 공동 1위에 올랐습니다. 도루는 30개로 팀 내 1위, 전체 공동 4위를 기록했습니다. 득점도 81개로 팀 내 1위, 전체 3위였습니다. 오지환이 루상에 나가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통해 홈으로 생환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오지환이 매력적인 것은 만 24세의 선수로 여전히 성장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작년에 기록한 0.256의 타율은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지만 데뷔 이후 가장 좋은 타율입니다. 0.347의 출루율 또한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 중 가장 좋은 기록입니다. 수치상으로는 드러나지 않으나 포구에서 송구로 연결되는 수비 과정이 매우 부드러워졌습니다. 강견과 풋워크를 앞세워 좌우로 빠져나가는 깊숙한 타구에 대한 처리 능력은 발군입니다.

LG 김기태 감독의 성향을 감안하면 오지환이 주전 유격수로 안주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극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권용관, 박경수 등 언제든 유격수로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지환은 체력 저하에서 비롯되는 기량의 기복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지난 1월 3일 신년하례식에서 오지환은 짧게 이발한 모습으로 나타나 각오를 드러냈습니다. 전지훈련이 한창인 애리조나에서는 체중을 감량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2014년 오지환의 진화한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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