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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팀 마무리 투수 붙박이인가 경쟁인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2-03 11:03


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함에 따라 올해는 각 팀의 마무리 투수들이 더욱 열띤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카스포인트 어워즈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손승락과 오승환.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프링캠프가 한창 진행중인 2월초. 감독들은 이미 투수들의 보직을 정했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사례를 보자. 텍사스 레인저스의 론 워싱턴 감독은 지난달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를 개막전 선발로 내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시즌 개막이 2개월이나 남았는데, 개막전 선발투수를 공개한 것은 경솔한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이는 워싱턴 감독이 다르빗슈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 다른 팀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에이스, 제1선발 투수는 이미 마음 속에서는 정해져 있다.

불펜 에이스라 불리는 마무리 투수도 마찬가지다. 전지훈련서 정하지 않고 시범경기때 발표하면 모양새가 이상하다. 발표 시점의 문제일뿐 선발과 불펜 에이스에 대한 감독들의 마음은 아마도 1년 내내 마음속에서는 꿈틀거린다. 그러나 후보가 마땅치 않다면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9개팀들은 마무리 투수들을 정해놓았을까.

LG, 넥센, 한화, 두산을 제외한 5개팀은 아직 마무리 투수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세이브 1위에 오른 넥센 손승락과 LG 봉중근, 한화 송창식은 팀내에서 이미 경쟁자 또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올시즌에도 해당 보직을 그대로 이어간다. 세 투수 모두 올해 연봉이 대폭적으로 올라 자신감도 넘치는 상황이다. 두산은 선발 요원인 이용찬을 선발로 돌릴 계획이다. 선수 본인의 의지도 크다. 하지만 다른 팀들은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어 고민이다.

SK는 지난해 박희수를 마무리로 기용했다. 그러나 올해 이만수 감독은 중간계투진의 부담을 덜기 위해 박희수를 셋업맨으로 기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 마무리는 선발 요원인 김광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 확정짓지는 않았다. 전지훈련 막바지에 투수들의 보직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김광현은 현재 선발 보직을 전제로 불펜피칭의 투구수를 늘려가고 있다. 만일 김광현이 그대로 선발로 남는다면 SK는 박희수 말고는 대안이 없다.

KIA 선동열 감독은 외국인 투수 하이로 어센시오에게 마무리를 맡길 생각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마땅한 마무리 투수가 없어 경기가 늘 불안했기 때문이다. 어센시오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19세이브,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한 정통 마무리 투수다. 150㎞에 이르는 빠른 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고 제구가 안정적이라는게 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활약상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롯데는 후보들이 많다. 지난해 마무리를 맡아 31세이브를 올린 김성배를 비롯해 강속구 투수 최대성과 베테랑 정대현을 거느리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이들을 대상으로 집단 마무리 체제로 운용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붙박이로 한 명을 정해놓고 불펜 운용의 폭을 넓히는게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있다. 김 감독으로서는 다른 팀 감독들에 비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오승환의 빈자리가 커 보이지만, 일단 안지만이 그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지만은 통산 108홀드를 기록한 정통 셋업맨이다. 그러나 프로 11시즌 동안 불펜투수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데다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류중일 감독의 기대가 크다. NC는 지난해 56경기에 등판해 1승3패 홀드 10세이브를 올린 이민호가 강력한 후보다. 이민호 역시 150㎞짜리 강속구를 주무기로 가지고 있고, 지난해 경험이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타자들이 다시 등장하고 전반적으로 투수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올해도 마무리 투수들의 안정감이 팀성적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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