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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쉴 새가 없네."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한창 이어지고 있는 LG의 전지훈련. LG 코칭스태프 중 유별나게 고생을 하고 있는 코치가 있었으니 바로 유지현 수비코치였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펑고 훈련을 할 때 공을 때려주는 역할은 수비코치의 몫. 전지훈련에서 가장 많이 진행되는 훈련이 바로 수비훈련이기 때문에 그만큼 유 코치가 때려야 할 펑고의 양도 늘어난다.
미국 전지훈련이 진행된 지 2주. 결국 유 코치의 손에 탈이나고 말았다. 방망이를 하도 많이 치다보니 왼 손바닥에 물집이 잡혀 제대로 공을 때리기 힘든 지경이 됐다. 하지만 자신의 펑고 타구에 선수들의 수비 실력이 쑥쑥 향상되는 걸 지켜보는 유 코치는 아픔보다는 기쁨이다. 붕대를 감고서도 싱글벙글한 모습이다. 그리고 또 열심히 펑고를 친다.
사연이 있다. 정성훈의 경우 올시즌을 앞두고 1루수 전환 훈련을 받고 있다. 3루수 벨의 영입 때문에 1루수로도 출전해야 한다. 자신의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면 1루 수비에서 구멍이 나면 안된다. 권용관 역시 박경수 백창수 등 새롭게 가세한 내야수들과 1군 진입 경쟁을 펼쳐야 한다. 최고참 축에 속해도 쉴 수가 없다. 벨의 경우 자신이 외국인 선수가 아닌 신인 선수라는 마인드로 모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물론, 이 베테랑 선수들 뿐 아니다. 젊은 선수들은 당연히 훈련을 하겠다고 나선다. 때문에 유 코치의 할 일이 두 배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