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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부활의 열쇠, '마무리' 어센시오가 쥐고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1-27 11:41


KIA가 새 마무리로 영입한 하이로 어센시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올해부터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외국인 선수를 3명씩 보유하게 됐다. 단순히 지난해보다 1명을 더 보유하게 된 것 같지만, 전술적으로는 매우 큰 변화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외국인 타자'가 들어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공격과 수비에서 외국인 타자들이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될 수 있다.

KIA 역시 외국인 타자 브렛 필과 일본프로야구 다승왕 출신의 데니스 홀튼 그리고 전문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 등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뽑았다. 세 선수 모두가 잘해주면 금상첨화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KIA는 당연히 상위권 성적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세 명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내야하는 당위성이 큰 선수는 따로 있다. 외국인 타자 필이나 선발로 나설 홀튼보다도 마무리를 맡게되는 어센시오가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만 한다. 그건 바로 '마무리' 파트가 KIA의 가장 취약점이기 때문이다. 즉, 어센시오가 사실상 KIA 부활의 열쇠를 쥐게된 셈이다.

KIA와 '마무리투수'. 수 년 동안 풀어내려고 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 조합이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유동훈이 뛰어난 마무리투수로 활약했을 때가 마지막 황금기였다. 이후 4년간 KIA는 마무리투수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 고전해왔다.

심지어 선동열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자마자 내세운 목표가 바로 '마무리 안정화'였다. 2012시즌을 앞두고 KIA에 부임한 선 감독은 전년도(2011) 팀의 블론세이브 숫자까지 상세하게 언급하면서 "삼성이 최근 수 년간 최강의 자리를 지킨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존재감 때문이다. KIA에도 팀의 뒷문을 전문적으로 맡아줄 투수가 필요하다. 블론세이브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면 팀 성적도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오승환급의 마무리는 고사하고, 꾸준히 뒷문을 지켜줄 수 있는 투수를 찾는데에도 실패했다. 2012년에는 한기주를 마무리로 고려했지만, 부상 때문에 결국 유동훈 최향남 등을 상황에 따라 집단으로 써야 했다. 최향남이 9개로 팀내 최다세이브를 기록했다. 사실상 이 때의 KIA는 '클로저'라고 부를만한 투수가 없던 시기다.

실패를 경험한 선 감독은 2013년에는 일찌감치 외국인 투수 앤서니를 마무리로 정했다. 2012년에 주로 선발로 나섰던 앤서니는 스프링캠프부터 보직변경 준비를 했다. 초반에는 괜찮은 듯 했다. 하지만 앤서니 카드도 오래가지 못했다. 무엇보다 '경험부족'에서 오는 실수가 많았다. 앤서니는 마무리 경험이 없는 투수다. 그러다보니 특수한 등판 상황에서 오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구위는 좋았지만, 운영은 미숙했다. 결국 시즌 중 퇴출. KIA의 뒷문은 여전히 흔들렸다.

지난 2년간의 'KIA 마무리 잔혹사'를 경험한 KIA는 이번 시즌에는 아예 외국인 전문 마무리투수를 구했다. 어센시오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31세이브를 기록했다. 2013 도미니카리그에서도 47경기에 나와 28세이브를 올렸다. 지난해 앤서니의 실패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KIA의 선택이다.


수 년간 마무리 투수가 없어 고전했다는 점을 돌아볼때 전문 마무리 어센시오의 선택은 충분히 납득이 된다. 그러나 어센시오가 한국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확실히 좋은 구종들을 갖고 있고, 경험도 풍부하지만 리그 적응은 또 다른 문제다. 만약 어센시오가 시즌 30세이브 가까이 성공적으로 책임져준다면 이건 KIA가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해 명예를 회복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어센시오마저 부진을 면치 못한다면, KIA는 여전히 암흑기를 벗어날 수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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