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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 연장계약 문제 왜 거론되고 있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1-27 08:49


다나카가 뉴욕 양키스와 거액 계약을 했다는 소식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선수는 텍사스 레인저스 에이스인 다르빗슈 유다. 그는 2017년 시즌이 끝나야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시절의 다르빗슈. 스포츠조선 DB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의 거액 계약에 가장 '배가 아픈' 선수는 다르빗슈 유일 것이다.

포스팅시스템 규약이 바뀐 덕분에 다나카는 역대 동양인 최고액인 7년 1억5500만달러의 초특급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그것도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다르빗슈는 지난 2011년말 6년 5600만달러의 조건으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했다. 둘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로 활약했지만, 몸값은 다나카가 3배나 많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기구는 지난해 '미일 포스팅시스템' 규약을 개정했다. 가장 높은 포스팅액을 써낸 구단이 독점적 교섭권을 가진다는 종전 규정을 바꿔 포스팅액을 2000만달러로 제한하고 선수가 자유롭게 여러 구단과 협상을 벌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포스팅비 부담이 적고 협상 과정에서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선수 몸값은 치솟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양키스 말고도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카고 컵스,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다나카 영입전서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다. 다나카는 계약 직후 "내가 뛰고 싶었던 다저스도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양키스의 조건이 더 좋았다"고 했다. 이제 다나카는 메이저리그에서 7년간 평균 연봉 2215만달러를 보장받고 아무 걱정없이 투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다르빗슈는 어떠한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12년 16승9패, 평균자책점 3.90의 호성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뒤 지난해에는 13승9패, 평균자책점 2.83, 277탈삼진으로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텍사스의 론 워싱턴 감독은 일찌감치 다르빗슈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낙점하기도 했다. 다나카가 그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몸값 측면에서는 다르빗슈가 '헐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다르빗슈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다나카급 '대박'을 터뜨리려면 앞으로 4시즌을 더 기다려야 한다. 계약기간 6년 가운데 이제 겨우 2년을 치렀을 뿐이다. 이와 관련해 텍사스의 존 다니엘스 단장이 의미있는 말을 꺼냈다.

다니엘스 단장은 27일(한국시각) ESPN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적당한 시점에 우리와 다르빗슈가 연장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계약기간 4년이 더 남아 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당장 다르빗슈는 새 시즌 33경기 선발등판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스프링캠프에 집중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부 계약조건 중에는 다르빗슈가 향후 3시즌 동안 사이영상을 받거나 2시즌서 사이영상 투표 4위 이내에 오를 경우 계약 5년째인 2016년말 옵트 아웃 권리가 생긴다는 내용이 있다. 즉 다르빗슈가 계약 기간 막판까지 지금과 같은 기량을 유지할 경우 1년 앞당겨 FA가 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의 몸값은 다나카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다니엘스 단장은 "어떤 분야의 정상에 있는 사람은 비슷한 수준의 다른 사람들이 누리는 것들을 항상 의식한다. 아직 다르빗슈에게 그같은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다"면서 "다르빗슈가 다나카 등 최근 거액 계약을 한 투수들을 보고 동기부여로 잘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르빗슈도 다나카의 계약 소식을 듣고 느낀 점이 많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다르빗슈는 지난 시즌 막판 허리통증이 생겨 주사를 맞고 등판했다. 그러나 현재 통증은 전혀 없는 상태다. ESPN은 '텍사스 구단은 일본에서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다르빗슈의 건강에 관해 좋은 소식만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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