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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상동 자이언츠'에 힘싣는 까닭, 2군이 강해야 산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1-20 10:54 | 최종수정 2014-01-20 10:55


롯데 자이언츠 상동구장의 전경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김해 상동구장을 오픈한 건 지난 2007년 10월이다. 당시 롯데그룹 소유 부지(2만7000여평)에 총 공사비 250억원을 들여 야구장, 클럽하우스 그리고 보조 훈련장을 만들었다. 롯데에 앞서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 등이 각각 경북 경산과 경기도 이천에 2군 훈련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롯데는 2013년 상동구장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2군에서 1군으로 올라간 선수들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유격수 신본기, 2루수 정 훈이 대표적인 경우다. 둘은 2013시즌을 2군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기존 주전급 선수 박기혁 조성환 문규현 등이 부상 및 컨디션 저하로 흔들렸다. 신본기와 정 훈은 그때 기회를 잡았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주전 자리를 지켰다. 1번 타자로 가능성을 보인 이승화도 상동구장에서 절치부심 기회를 노리다 1군으로 올라온 경우다. 이런 현상을 보고
롯데 자이언츠가 상동구장에 만든 편의시설 중 하나인 노래방 모습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롯데 2군을 '상동 자이언츠'라고 불렀다.

롯데는 2군과 재활군(3군)의 중요성을 눈으로 보았다. 지난해 상동구장에선 큰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고참급 선수들은 상동구장에 다시 가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를 냈다. 지독할 정도의 강훈련이 이어져 불이 꺼지질 않았다. 권두조 당시 롯데 2군 감독(현 1군 수석코치)은 선수별 연차를 고려하지 않고 똑같이 빽빽한 훈련을 주문했다. 그런 훈련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롯데 구단은 예전과는 다른 강한 2군을 만들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었다. 더 많은 휴식 보다 더 많은 훈련 시간을 배정하는 게 맞다고 했다.


증축한 롯데 자이언츠 상동구장 거인관 모습.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이번엔 상동구장에 돈을 투자했다. 상동구장 숙소인 거인관을 증축하면서 선수단 편의시설을 늘렸다.

롯데는 선수들이 고된 훈련 이후 원활한 휴식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선수들이 묵는 거인관을 기존 3층에서 4층으로 증축하여 휴식공간을 확장했고 신설된 4층에 실내연습장과 영화관, 노래방, 당구장 등의 맞춤형 휴게시설을 마련했다.

따라서 앞으로 선수들은 일과 이후 숙소를 벗어나지 않더라도 실내연습장을 찾아 본인의 투구 및 타격 동작을 다듬고 다양한 휴게시설에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또 온돌방 3개소를 추가 마련해 종전 30명 정도의 선수가 묵었던 공간(15실)을 48명까지 수용할 수 있게 되었고 선수단 식당도 기존보다 2배로 확장했다.

이밖에도 상동야구장을 찾는 팬들을 위해 장애인 화장실 2개소를 추가 설치했고 선수들의 효과적인 훈련을 위해 야구장 1루쪽 방향에 야외 배팅장을 설치했다. 향후에는 그라운드 내야 조명등을 설치해 선수들의 원활한 야간 연습을 지원할 예정이다.


윤동배 상동야구장 소장은 "선수들이 많은 연습량을 소화하고 있다. 적절한 휴식 여건 개선이 필요했고 상동구장이 운동만 하는 곳이 아닌 효과적으로 성장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 선수들의 훈련과 휴식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김유영은 "평소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거인관 노래방을 애용하고 있다. 힘든 훈련을 소화한 이후에 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내야구는 FA(자유계약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FA를 멀리 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시장가가 너무 높은 FA 영입은 구단 살림살이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들은 선수 육성을 위해 2군에 더 많은 돈과 역량을 투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해 8월 최신식 함평구장을 오픈했다. 두산은 이천에 새로운 첨단 2군 훈련장 및 숙소를 만들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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