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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시즌의 LG 내야, 어떻게 교통정리가 될까.
특히 벨 때문에 LG는 고초를 겪었다. 벨은 스위치 타자에 내야 수비가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미국에서 너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선수이기에 신뢰감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 데뷔 후 메이저리그 통산 100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9푼5리, 출루율은 2할2푼3리에 그쳤다. 통산 홈런 4개, 장타율 2할6푼5리다. 4번 부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타거포 외국인 타자를 찾겠다던 LG의 선언과는 전혀 매치가 안된다. LG는 "명성보다는 한국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와 팀에 헌신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선수들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정식 계약을 마쳤다. 이제 되돌릴 수 없이 LG 선수다. 다른 말 할 필요없이 벨이 자신이 가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게 LG의 임무다. 문제는 벨의 포지션이다. 사실, LG가 우선순위로 생각했던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은 1루였다. 그리고 차선책은 외야였다. 그런데 난 데 없이 3루수가 왔다. 벨은 메이저리그에서 수비에 나선 87경기 중 83경기를 3루수로 나섰다. 마이너리그 시절도 마찬가지. 606경기 중 583경기를 3루수로 뛰었다. 나머지 경기에서 1루, 또는 외야수로 뛰었는데 어떤 프로 선수라도 이정도 타포지션 수비는 소화한다. 결국 벨은 전문 3루수라는 소리다. 어깨가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일단 모든 것을 원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15일 떠나는 미국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는 LG 조계현 수석코치는 "기본적으로 3루, 1루 포지션 강화를 위해 데려온 선수인 것은 맞다"라고 말하며 "정해진 것은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선수의 특성을 파악하고, 각 포지션 테스트를 해본 후 최종 포지션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 누가 보기에도 LG의 주전 3루수는 정성훈이고, 벨이 1루수로 출전할 확률이 높지만 100% 이를 확정된 사항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 당장 보기에는 복잡해 보이지만, 벨의 영입으로 전체적인 포지션 경쟁이 자연스럽게 유도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게 LG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또, 조 수석코치는 벨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는 여론에 대해 "스카우트팀에서 압축한 후보 중 가장 좋은 선수를 선택한 것이다. 이름값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외국인 선수는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삼성에서 뛰었던 라이언 가코의 미국 내 지명도는 상상 이상이었다"며 벨이 이름값에 관계없이 충분히 좋은 활약을 해줄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일단, LG의 2014 시즌 내야 센터라인은 유격수 오지환, 2루수 손주인이 확정적이다. 그렇다면 1루와 3루 양 코너는 어떻게 정리가 될까.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