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야구팬들은 저마다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2014년 흥행을 위해선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축구 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 등 빅이벤트와 경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팬들이 국내 야구 흥행을 위해 기원했을 법한 소원 3선을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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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는 류현진(LA 다저스)에 이어 오승환(일본 한신 타이거즈)까지 잃었다. 류현진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흥행의 보증 수표였다. 그를 능가할 토종 선발이 없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품기는 위압감이 다른 투수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류현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선발 14승으로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이제 류현진은 국내 야구 흥행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오승환의 존재감도 만찬가지였다. 그는 국내 야구에서 마무리 투수로서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가 불펜에서 몸만 풀어도 상대편은 질 거 같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
방망이로 국내 야구를 평정했던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지도 벌써 2년이 지났다. 2014년 현재 국내야구판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완성된 '괴물'은 없다.
투수 쪽에선 선발 20승 고지를 넘어야 괴물급 활약이라고 볼 수 있다. 토종 투수의 마지막 선발 20승은 지난 1999년 정민태가 기록했다. 이후 외국인 선수 리오스가 2007년 두산에서 마지막으로 22승을 올렸다. 올해 20승을 기대해볼 투수는 현재로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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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새로운 리딩 팀의 등장
지난해까지 삼성 라이온즈의 천하였다. 그들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통합 챔피언으로 국내 야구사를 새로 썼다. 삼성은 2007년부터 SK 와이번스에 넘겨줬던 주도권을 4년 만에 되찾아왔고 그걸 계속 지켜냈다. 지난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대결 파트너는 두산 베어스로 바뀌었다. 두산은 거의 다잡았던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전문가들은 2014시즌은 팀간 전력 평준화가 더 이뤄져 우승팀을 점치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만큼 삼성의 1위 수성이 가장 큰 도전을 받고 있다고 본다. 오승환이 삼성을 떠난 공백이 제법 클 것으로 봤다.
팬들에게 리그를 주도하는 '뉴 리더'가 나오는 건 신선한 볼거리다. 지난해 만년 하위권을 전전했던 LG 트윈스의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짜릿했다. 1군 무대 첫 도전에서 승률 4할을 넘기며 7위를 한 NC 다이노스의 선전도 볼만했다.
올해는 우승이 간절한 팀이 너무 많다. 두산은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마지막이었다. LG는 1994년, 롯데는 1992년, 한화는 1999년 이후 정상에 서 보지 못했다. SK는 4년 만에, KIA는 5년 만에, 넥센은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한다. 그렇다고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쉽게 정상의 자리를 내줄 것 같지도 않다.
우승하지 못할 경우 감독 교체가 불가피한 팀이 수두룩하다. 그만큼 막판까지 피말리는 순위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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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야구가 흥행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부산 사직구장이 야구팬들로 가득 차야 한다. 부산의 야구 열기가 시들할 경우 700만 관중 돌파가 어렵다는 게 지난해 입증됐다.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의 부산 홈 관중은 77만여명(77만731명)에 머물렀다. 2012년 관중 136만여명(136만8995명)과 비교하면 40% 정도 감소했다.
롯데 구단은 올해 성적과 관중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의 발길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우승 전력을 갖추기 위해 FA 3명(강민호 최준석 강영식)을 잡는데 총 127억원을 투자했다. 장타력을 갖춘 루이스 히메네스를 영입, 중심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선발 10승 이상이 가능한 장원준이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했다. 롯데는 공수에서 전력보강이 이뤄져 선두권 다툼을 해볼만하다.
사직구장에 최소 100만명 이상의 관중이 찾아야 700만 관중 돌파를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롯데의 시즌 초반 성적과 경기력이 중요하다. 부산팬들은 화끈한 방망이로 홈런쇼까지 기대한다.
최신식 경기장을 새로 사용할 KIA의 선전도 전체 흥행을 위해선 필요한 일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