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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봉중근, ‘구원왕’ 도전 위한 과제는?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3-12-13 09:21



스토브리그를 마무리 투수들이 달구고 있습니다. 삼성의 수호신 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했습니다. 46세이브로 구원왕을 차지한 넥센 손승락은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습니다.

LG 봉중근은 오승환, 손승락과 구원왕 경쟁을 펼쳤습니다. 55경기에 등판해 61이닝을 소화한 봉중근은 8승 1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1.33을 기록했습니다. 등판 경기 및 소화 이닝에 있어 오승환(48경기, 51.2이닝)보다 많았고 손승락(57경기, 62.2이닝)에 필적했습니다. 봉중근이 구원 2위에 오르며 뒷문을 확실히 걸어 잠근 LG는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감격을 맛봤습니다.

오승환이 국내 무대를 떠나면서 내년 시즌 프로야구 구원왕은 손승락과 봉중근의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활동기간인 현재 봉중근이 사이판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것도 내년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풀타임 마무리 투수 첫해인 올해 구원왕 경쟁에 뛰어들 정도로 봉중근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겼지만 아쉬움도 남겼습니다. 아쉬움에서 비롯된 과제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는지 여부가 내년 구원왕 도전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5월 마무리 투수로 전업한 봉중근의 최대 트라우마는 '몸쪽 실투'였습니다. 작년 6월 22일 잠실 롯데전에서 5:3으로 LG가 앞선 9회초 등판한 봉중근은 2사 후 강민호에게 동점 2점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직구를 몸쪽에 붙이지 못해 높은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된 것입니다. LG는 연장전 끝에 6:5로 역전패한 것을 시작으로 6연패의 수렁에 빠져 중위권 경쟁에서 밀려났고 봉중근은 이른바 '소화전 사건'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습니다.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해진 봉중근은 올 시즌 내내 꾸준히 활약했지만 작년 6월 22일 경기의 후유증 때문인지 과감한 몸쪽 승부는 가급적 피하는 양상이었습니다. 특히 2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에는 바깥쪽 유인구 위주로 승부해 헛스윙 삼진이나 범타를 유도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하지만 투구 패턴이 읽히기 시작하며 봉중근은 고전했습니다. 상대 타자들이 2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 유인구를 골라내며 카운트를 길게 끌고 갔기 때문입니다. 봉중근의 투구수는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었고 때로는 볼넷으로 루상에 주자를 늘리기도 했습니다. 10월 1일 사직 롯데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해 올 시즌 유일한 패배를 기록한 것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과감히 승부하지 못하고 볼넷과 안타를 허용한 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1로 LG가 뒤진 8회말 봉중근은 선두 타자 최준석에게 쐐기 솔로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바깥쪽 승부를 간파한 최준석이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기록한 것입니다. 봉중근을 등판시켜 추가 실점을 막고 역전을 도모하려던 LG 김기태의 의도는 물거품이 되었고 LG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봉중근이 내년 시즌 구원왕에 등극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몸쪽 승부를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습니다. 몸쪽 위주의 승부는 위험하지만 때로는 결정구로 몸쪽을 찌르는 과감한 승부가 필요합니다. 과감한 몸쪽 승부를 위해서는 구위 향상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봉중근이 보다 강력한 구위로 무장해 구원왕에 도전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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