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시애틀 카노 "양키스 진심보이지 않았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12-13 16:21


시애틀 매리너스에 둥지를 튼 로빈슨 카노가 13일(이하 한국시각) 입단 기자회견을 갖고 포부를 밝혔다.

시애틀은 지난 9일 10년 2억4000만달러의 메가딜을 맺으며 카노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총액 규모로는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카노는 올해 에이전트를 스캇 보라스에서 힙합 가수 제이 Z가 대표로 있는 '록네이션스포츠(Roc Nation Sports)'로 바꾸며 거액 계약을 추진해 왔다.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는 7년 1억7500만달러를 제시했지만, 카노의 마음을 붙잡지는 못했다. 내년이면 32세가 되는 카노는 애초부터 마흔 넘어서까지 선수생활을 보장해주는 팀을 원했다. 그러나 카노가 평생 몸담을 것 같았던 양키스는 끝내 계약기간 10년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시애틀의 홈구장 세이프코필드 기자실에서 인터뷰를 한 카노는 "난 애초부터 다른데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계약을 하고 싶었다. 37세, 38세가 돼서 또다른 직장을 구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계약 말이다"면서 "시애틀은 나에게 그런 기회를 줬다. 앞으로 계속해서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뉴욕에서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게임에 임할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카노는 "나는 솔직히 내가 양키스를 떠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하지만 양키스 구단은 나와의 재계약을 진심으로 원하는 것 같지 않았다. 진정성 내지는 정성을 느끼지 못했다. 양키스는 어떠한 노력도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다"며 원소속팀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카노는 전체적인 연봉 규모보다는 계약 기간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양키스의 제시액을 평균 연봉으로 따지면 2500만달러지만, 시애틀과는 평균 연봉 2400만달러에 계약했다. 카노가 나이 마흔을 넘겨서까지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시애틀이 조성해 준 것이다.

그러나 카노는 이날 회견 뒤 자신의 트위터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에 마침내 합류했다. 나의 미래를 기대한다"며 "나를 지난 수년 동안 응원해준 뉴욕의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양키스를 떠나게 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시애틀의 잭 쥬리엔식 단장은 "계약서에 적힌 금액 만큼의 활약을 카노는 보여줬고, 여기서도 펼쳐줄 것으로 기대한다. 계약기간을 보면 우리가 상당한 투자를 한 셈인데, 그만큼 구단이 한단계 발전했다는 의미도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제이 Z도 참석했다. 그러나 제이 Z는 현지 기자들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오늘은 내가 아니라 카노의 날이다"며 답변을 거절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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