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꽤 전력보강에 성공한 팀으로 꼽힌다.
정근우를 보낸 SK는 한화로부터 정근우가 받은 올해 연봉(5억5000만원)의 2배와 함께 보상선수를 내주거나 보상선수 없이 연봉의 300%를 주게 돼 있다. 20명 보호선수 이외의 선수를 뽑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즉시 전력감이나 유망주를 고를 수 있었지만 SK는 뜻밖에 보상선수를 택하지 않고 정근우 연봉의 300%인 16억5000만원만 받기로 했다. FA를 뺏긴 팀이 보상선수를 뽑지 않은 것은 지난 2009년 정성훈이 히어로즈에서 LG로 이적했을 때 이후 처음. 하지만 당시엔 재정적으로 어려웠던 히어로즈가 선수보다는 돈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기에 이번 SK와는 다르다.
이는 한화에서 데려갈만한 선수가 없었다는 뜻이다. SK가 보상선수를 뽑으려면 그 선수가 현금 트레이드를 할 때 5억5000만원 이상의 가치를 해야했다. 어느 정도의 기량을 가진 선수라면 5억5000만원이면 충분한 댓가가 된다. 하지만 SK는 한화에서 그정도 가치가 있는 선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만큼 한화의 선수층은 얇다. 주전급 선수들과 백업요원 사이의 실력차이가 꽤 크다는 뜻이다. 만약 주축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다면 그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 선수층이 얇은 팀의 위험성은 올해 KIA가 보여줬다.
한화는 2007년을 마지막으로 6년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 6년 중 2009년과 2010년, 지난해와 올해 등 네차례나 꼴찌를 기록했다. 하위권에 있었으니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유망주를 뽑을 수 있었지만 NC와 KT 등 신생팀의 출현으로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이제는 어느정도 성장한 유망주들이 나와야 하는 시기지만 그러지 못하며 SK가 보상선수를 뽑지 않는 굴욕아닌 굴욕을 맛봐야 했다.
FA 영입으로 팬들의 기대는 분명히 높아졌다. 하지만 전체적인 전력 강화 없이는 모래위의 성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하는 한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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