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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필더-이안 킨슬러 트레이드 MLB 최대 빅딜 성사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11-21 19:13


전력 보강을 통한 '우승'을 위한다면 아무리 간판 스타라도 떠나보낼 수 있다.

냉철한 미국 메이저리그의 특성이다. 디트로이트의 영원한 '왕자'가 될 것만 같았던 프린스 필더가 팀을 떠나게 됐다. 올해 스토브리그 최대의 빅딜이 디트로이트와 텍사스 사이에 벌어졌다.

미국의 CBS스포츠와 ESPN 등은 21일(한국시각) 디트로이트와 텍사스가 벌인 대형 트레이드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디트로이트는 팀의 간판 스타인 필더를 텍사스로 보내는 대신 2루수 이안 킨슬러를 받기로 했다. 킨슬러는 2006년 텍사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필더 못지 않게 홈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력 보강이라는 절대 명제를 해결해야 하는 디트로이트와 텍사스는 간판 스타들의 맞교환을 주저하지 않았다. 필더는 밀워키에서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꾸준한 홈런 페이스를 유지해왔다.

2007년 50개의 커리어하이 홈런을 치며 내셔널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필더는 2011시즌을 마친 뒤 FA가 돼 디트로이트와 9년간 총액 2억1400만 달러(한화 약 227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디트로이트에서의 첫 시즌인 2012년에는 타율 3할1푼3리에 30홈런 108타점을 기록한 필더는 올해 2할7푼9리에 25홈런 106타점으로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2년 모두 전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필더의 엄청난 몸값이 디트로이트의 재정 상황에서 문제로 불거졌다. 디트로이트에는 연봉이 1000만 달러가 넘는 초대형 스타가 많다. 필더의 연봉(2300만 달러)이 가장 많고, 올해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인 미겔 카브레라(2100만 달러)가 그 뒤를 따른다.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2010만 달러)가 팀내 연봉 순위 3위다. 여기에 외야수 토리 헌터(1200만 달러)와 지명타자 빅터 마르티네즈(1300만 달러)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투수 맥스 슈어저를 잡아야 한다. 올해 672만5000달러의 연봉을 받은 슈어저는 내년이면 FA로 풀린다. 슈어저를 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1억 달러 이상의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 결국 다소 홈런 페이스가 떨어진 필더를 트레이드로 보내고 취약 포지션인 2루를 보강하는 동시에 재정 상황도 여유있게 만드는 효과를 동시에 노린 것이다.

디트로이트는 앞으로도 필더에게 7년간 1억6800만 달러를 더 지급해야 한다. 이 중에서 디트로이트가 3000만 달러만 보전하고, 나머지는 텍사스가 책임지기로 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필더에게는 트레이드 거부권도 있었다. 하지만 필더는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텍사스도 크게 손해보는 트레이드는 아니다. 올시즌을 앞두고 킨슬러와 5년-7500만 달러에 장기 계약을 했던 텍사스는 슈퍼루키 주릭스 프로파가 급성장하면서 포지션 정리 문제로 골치를 썩였다. 게다가 강타자가 없다는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필더와의 트레이드로 이런 문제를 일시에 해결하게 됐다. 킨슬러와 남은 4년-6200만 달러의 계약은 디트로이트가 책임지는 대신 필더의 잔여 연봉 1억3800만 달러는 텍사스가 떠맡게 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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