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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2군 홈구장이 포항? 내년도 셋방살이 신세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11-13 07:23



내년 NC 2군의 새 둥지는 포항이다. 물론 완전한 정착은 아니다. 연고지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진 계속 '셋방살이'다.

NC 2군이 내년 시즌 포항에서 경기를 치른다. 아직 논의중이지만, 확정 단계다. 올시즌 NC는 2군 구장이 없어 정처 없이 떠돌았다. 1군 경기가 없는 날은 마산구장을 썼지만, 1군 홈경기가 있는 날엔 포항에서 경기를 치렀다.

올시즌 퓨처스리그(2군) 52경기가 홈경기였는데 이중 27경기만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절반에 가까운 25경기는 원정을 간 셈이다. 22경기는 포항에서, 3경기는 남해에서 치렀다. 포항과 남해에서 열린 경기는 모두 '원정'처럼 치렀다. 경기 당일 혹은 전날 마산구장에서 버스로 이동해 연전을 치르는 동안 인근에서 숙박을 했다. 실질적으로 홈경기는 고작 27경기에 불과했던 것이다.

내년 시즌 2군 경기를 모두 포항에서 치르기로 하면서, NC로서는 보다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됐다. 포항까지 이동시간은 2시간 30분, 올시즌 3연전을 포항에서 치를 때 이동과 숙박비용을 포함해 1000만원 가량 들었다. 이에 NC는 포항에 2군 임시 숙소를 마련할 생각이다. 선수들의 잦은 이동을 없애고,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포항시 역시 NC 2군 경기를 유치해 야구장 활용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삼성의 제2구장이지만 많은 경기가 열리지 않기에, 지역 아마추어 경기에 NC 2군 경기까지 개최해 최대한 많은 경기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려는 생각이다.

하지만 2군이 아예 포항으로 이동하는 건 아니다. 내년 시즌에 한정된 '단기처방'일 뿐이다. NC는 장기적으로 훈련장과 숙박시설까지 갖춘 남해 등 또다른 후보지도 고려하고 있다. 모두 창원시와 신축구장 문제가 해결된 뒤에 결정될 문제다. 물론 창원에 2군 훈련장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NC의 셋방살이는 창원시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시작됐다. 1군 진입 첫 시즌, 당초 2군 경기를 치르기로 했던 진해공설운동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게 시발점이었다. 비록 2군이긴 하지만, 잔디 하나 깔리지 않은 맨땅에서 프로경기를 할 수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백스톱이나 선수 대기실 등도 없었다.

창원시 측과 보수공사에 대한 얘기가 오갔지만, 양측의 관계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없던 일'이 돼버렸다. 결국 NC는 프로경기를 치를 만한 대체구장을 찾아 헤맸다. 이 과정에서 경상북도야구협회와 포항시의 도움을 받아 포항구장을 사용하게 됐다.


사실 NC는 창단 초기 고성군과 2군 훈련장 건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연고지인 창원이 아닌 다른 지역에 2군 훈련장을 짓는다는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해 표류해왔다. 특히 연고지인 창원시는 2군 훈련장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왔다. NC는 고성군 측에 지난 4월 일찌감치 철회 의사를 표명했다.

최근 2군 훈련장을 제대로 갖춘 팀들이 꾸준히 호성적을 내면서, 모든 구단들이 앞다퉈 2군 시설을 보강하고 있다. 하지만 NC에겐 '언감생심'이다. 연고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2군 훈련장 문제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NC 2군이 포항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촌극에 가깝다. 내년 시즌 NC의 N팀(1군)과 C팀(2군)은 마산과 포항으로 찢어지게 됐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내년 시즌 NC의 퓨처스리그(2군) 홈경기가 열릴 포항야구장 전경.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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