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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은 결국 '김주찬'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원소속구단 협상의 내용과 결과에 따라 이용규가 KIA의 테두리를 박차고 나와 다른 팀을 찾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KIA가 이용규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그렇다면 KIA가 이용규의 마음을 확실히 붙잡으려면 과연 어떤 조건을 제시해야 할까. 이미 그 해답은 나와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전격적으로 영입한 김주찬을 기준점으로 삼으면 된다.
2012시즌을 마치고 롯데에서 FA를 선언한 김주찬은 원소속팀 롯데, 그리고 외야수 보강에 전력을 기울이던 한화를 마다하고 KIA 유니폼을 택했다. 이유는 단 하나. KIA의 영입 조건이 롯데나 한화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KIA는 김주찬에게 4년간 50억원을 제시해 팀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이용규의 장점도 만만치 않다. 이용규는 일단 김주찬보다 4살이나 어리다. 프로선수에게 '젊음'이란 큰 무기가 된다. 30대 중반에 도달하면 급격한 노쇠화에 따른 기량 저하가 나타나는데, 이런 점에서 이용규의 효용가치는 김주찬보다 크다.
또 타격의 정확성과 영리한 팀 플레이 그리고 넓은 수비 범위에서도 이용규는 김주찬보다 나은 면이 있다. 김주찬은 12시즌 동안 55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그러나 이용규는 10시즌 동안 실책이 불과 13개 밖에 되지 않는다. 또 시즌 평균 출전경기수도 이용규가 104경기로 91경기(12시즌 1100경기)에 그친 김주찬을 앞선다. 내구성이 그만큼 좋다는 뜻이다.
결국 이용규도 내심 자신과 비슷한 유형의 플레이어인 김주찬을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KIA의 협상 전략도 이런 점을 분명히 감안하고 짜여졌을 것이다. 관건은 이용규가 김주찬보다 나은 조건으로 계약하느냐, 아니면 그에 준하는 조건에 도장을 찍느냐다. 그보다 떨어지는 조건이라면 이용규도 생각을 달리 할 수 밖에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