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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포스트시즌서도 극복해야할 징크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3-09-30 09:29 | 최종수정 2013-09-30 09:29


LA 다저스 류현진은 올시즌 1회, 낮경기, 왼손타자에 대한 약점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포스트시즌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다. 스포츠조선 DB

LA 다저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수치는 물론 특별한 부상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것은 다저스 구단도 기대했던 바 이상의 성과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 해도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정복기는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환영 파티는 끝나지 않았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한 다저스는 10월4일(이하 한국시각)부터 동부지구 우승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5전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를 갖는다. 류현진의 선발 순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에 이은 3선발이 유력하다. 순서가 어떻게 됐든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그러나 애틀랜타는 내셔널리그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류현진으로서는 페넌트레이스 동안 지적됐던 약점, 징크스들을 극복해야 애틀랜타를 넘어설 수 있다.

류현진은 30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즌 최종전에 등판해 4이닝 2실점하는 동안 이같은 징크스들을 그대로 노출했다. 먼저 1회 불안한 모습을 또다시 보이고 말았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타자 찰리 블랙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연속 3안타를 얻어맞고 1실점했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30번의 선발등판 경기 가운데 10경기에서 1회 실점을 기록했다. 1회 피안타율이 3할8리(117타수 36안타), 평균자책점 5.10, 피홈런 7개에 이른다. 전체 이닝 가운데 각 항목별 기록이 1회에 가장 좋지 않다. 볼넷도 1회 30이닝 동안 13개를 내줬다. 다저스의 릭 허니컷 투수코치는 이 부분에 대해 "류현진이 1회에 고전하는 것은 적응의 문제다. 자신의 투구리듬을 찾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상대에 대한 파악이 덜 된 상황에서 제구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포스트시즌은 단기전이다. 한 경기 지면 다음 경기를 보장받을 수 없다. 초반 기세를 빼앗기면 경기 자체를 그르칠 수 있다. 류현진에게 1회 난조 극복은 가장 중요한 과제다.

낮 경기에 대한 부담도 떨쳐버려야 한다. 아직 포스트시즌 경기 시작 시간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류현진 등판 경기가 낮에 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시청자들과 중계방송사의 편의를 위해 같은 날 벌어지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동시간대에 편성하지 않는다. 류현진은 올시즌 낮경기에 8차례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야간경기(11승5패, 평균자책점 2.67)와 비교하면 기복이 아주 큰 편이다. 8안타를 얻어맞은 이날 콜로라도전도 낮경기로 진행됐다. 이 역시 적응의 문제다. 류현진은 국내 시절 낮경기보다 밤경기를 훨씬 많이 치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동서부 이동거리에 따른 시차 적응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류현진이 낮경기에 고전했던 이유이기도 한데,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나름대로 노하우를 발휘해야 한다.

류현진은 또 '이상하게도' 왼손임에도 좌타자에게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올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5푼7리로 우타자 2할4푼4리보다 좋지 않다. 류현진을 상대로 좌타자들이 바깥쪽 공을 노려서 정확히 밀어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류현진은 올시즌 애틀랜타를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2.13, 피안타율 2할2푼7리(44타수 10안타)에 홈런은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애틀랜타에는 제이슨 헤이워드, 프레디 프리먼, 브라이언 맥캔, 조던 샤퍼 등 정교한 왼손타자들이 즐비하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팀 애틀랜타를 상대로 등판하는 만큼 이러한 징크스에 대해 집중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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