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광점퍼 입고 꼭 응원 와주십쇼."
LG가 22일 창원 NC전에서 승리를 거둔 날.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롯데전에서 넥센이 극적인 끝내기승을 거두며 LG의 4강 진출이 확정됐다. 지난 10년 간의 암흑기를 한방에 정리해버리는 쾌거. 이제 더이상 DTD라는 듣기 싫은 별칭을 듣지 않아도 되는 기쁜 순간에 가장 감격스러울 사람이 있었으니 박용택이었다.
박용택은 지난 10년간의 LG의 어두운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2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신인으로 입단, 데뷔 첫 해 가을야구 맛을 본 후 10년 동안 아픈 세월을 보내야 했다. 다른 선수라면 모를까, 입단 때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해 10년 동안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팀의 간판스타로 활약해왔기에 그의 마음은 더욱 타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2011년 유광점퍼 소동 역시 팀의 주축선수로, 주장으로서 보여줘야만 했던 패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 뿐이었다.
박용택은 올시즌 확 달라진 LG에 대해 "서로 믿는다.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서로를 믿고 야구를 한다. 거기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고 설명하며 "올해는 내가 LG에 있는 동안을 통틀어 최고의 팀 분위기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었다고 해서 현실에 안주할 박용택이 아니다. 베테랑으로서 아직 끝나지 않은 시즌에 더욱 집중할 생각. 박용택은 "아직 끝이 아니기에 지금 4강 진출의 기쁨에 만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은 8경기 마무리를 잘해 더 높은 고지를 정복하겠다는 의미다.
박용택은 마지막으로 "10년을 기다린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라는 말에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앞으로 남은 경기, 그리고 포스트시즌 경기에 유광점퍼 꼭 입고 응원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