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게 14∼15일 넥센전은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상대전적에서 8승1무4패로 강했던 SK였다. 넥센을 상대로 평균자책점도 3.38로 좋았고, 팀타율도 2할7푼3리로 좋았다. 여러 통계로 볼 때 넥센전에 희망을 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통계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은 투수들을 얼게했다. 외국인 투수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14일 선발로 나선 세든 역시 넥센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지하고 있었다. 제구력이 좋은 세든이었지만 그러한 부담감은 세든을 다른 투수로 바꿔놓았다.
7회초 박병호 타석 때 또 한 번 통계가 발목을 잡았다. 2사 1루서 박병호 타석에서 이만수 감독은 세든을 교체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라갔다. 이 감독이 올라올 땐 교체를 하겠다는 뜻이었지만 이 감독은 그냥 덕아웃으로 내려왔다. 세든이 박병호를 꼭 잡겠다고 기회를 달라고 한 것. 세든은 이전까지 박병호에게 12타수 4안타를 기록했지만 홈런은 없었다. 투구수가 120개를 넘긴데다 제구력까지 그다지 좋지 않았던 세든은 박병호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쐐기 투런포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15일 선발 레이예스도 이전 넥센에 강력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1회초 이택근과 박병호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내주더니 2회초엔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3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무사 1,2루서는 허도환의 희생번트 때 1루로 악송구를 해 1점을 헌납했다. 1이닝 6안타 6실점(5자책)으로 초반 분위기를 넥센에 내줬다.
넥센은 밴헤켄과 나이트가 차례로 나섰다. 둘 다 SK전은 좋지 않았다. 밴헤켄은 3경기서 2패에 평균자책점 4.60, 나이트는 2전 2패에 평균자책점이 무려 7.45나 됐다. 강윤구가 SK전에 2승에 평균자책점 2.67로 좋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두 외국인 에이스를 믿었고 성공으로 연결됐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기록이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체력과 그날의 컨디션, 정신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통계적으로 가장 이길 확률이 높은 카드를 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흘러간 SK-넥센전이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