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소사 재계약 딜레마' 빠진 KIA, 최적의 해법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9-15 16:22


3일 대구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삼성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호투를 펼치는 KIA 소사가 4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서재응(오른쪽)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9.3

잡아야 하나, 놔줘야 하나?

팀이 일단 '리빌딩'을 선언하면 고민거리가 많이 생긴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잘 나갈 때라면 별로 눈에 띄지 않았을 문제들도 '리빌딩'의 전제가 깔리면 다른 차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내년 시즌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KIA가 바로 그렇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두개가 아니다. 이 가운데 특히 내년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외국인 선수 수급 문제와 관련해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KIA의 딜레마는 바로 올해로 두 시즌째 팀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 헨리 소사(28)의 거취 문제다. 내년에도 붙잡을 지, 아니면 새로운 소사를 포기하고 새로운 선수를 데려올 지가 고민거리다.

기본적으로 내년에도 KIA는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선발용 투수로 채울 생각을 하고 있다. 내년이 되면 당장 선발진이 크게 약화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불확실 요소'를 제외하고 나면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 있던 투수 중에 내년에 확실한 선발감은 양현종과 김진우 밖에 없다.

베테랑 서재응은 점점 노쇠화 기미를 보이고 있어 과연 내년에 제 기량을 회복할 지가 불투명하다. 게다가 FA가 되는 윤석민이 팀에 남을 지도 미지수다. 게다가 시즌 막판 5선발 역할을 맡고 있는 신인 임준섭도 아직은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확실 요소들은 일단 제외하고 팀 전력을 짜는게 현명한 판단이다.

결국 KIA가 내년 시즌 선발진을 새로 짜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2명의 외국인 선수는 모두 선발 투수로 채우는 게 바람직하다.

딜레마는 여기서 발생한다. 일단 지난해와 올해 2년간 팀에서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 온 소사를 내년에도 붙잡을 지, 아니면 소사를 포기하고 새로운 선수를 찾을 지 고민에 빠진 것이다.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내년 시즌 재도약을 위해서는 일찌감치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게 낫다.

만약 소사가 올해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면 이런 고민도 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올해의 소사는 성적이 좋지 못하다. 지난해 23경기에 등판한 소사는 완투 4차례에 완봉 1차례를 기록하며 9승8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15일 현재 25경기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중이다. 승수는 지난해와 같은데, 평균자책점이 2점 가까이 치솟았다.


소사의 구위 자체가 지난해에 비해 떨어진 것도 있고, 상대팀의 전력 분석에 노출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보여줬던 무시무시한 이닝 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성적만 보면 재계약 불가쪽에 가깝다.

하지만 KIA로서는 소사를 쉽게 버리기도 어렵다. 여전히 150㎞ 중반을 넘나드는 강력한 구위를 지닌데다 한국 무대에서 2년간 뛰며 적응을 마쳤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소사를 탐내는 다른 팀도 꽤 있다. KIA가 소사를 버리면 당장 계약하겠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KIA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영입대상 리스트가 이미 갖춰져 있지만, 확실히 소사보다 뛰어난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기록상의 성적이 그대로 한국 무대에서도 발휘될 지가 일단 의문이다. 외국인 선수는 구위보다 국내무대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라는 말을 하고 있다.

결국 현재로서는 소사에 대한 재계약 여부는 '일단 보류'쪽에 가깝다. 남은 시즌 경기에서 소사가 10승 고지를 돌파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다면 재계약 확률이 더 늘어날 것이고, 처참하게 무너진다면 '재계약 불가'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KIA가 '소사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