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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확 당겨?" 김응용 감독의 여전한 장타 고민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9-13 12:23



한화는 전통적으로 장타력의 팀이었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란 별명을 달고 다녔다. 하지만 이젠 옛말이다. 올시즌 팀 홈런 41개로 전체 꼴찌다.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 역시 없다. 8홈런으로 팀내 최다홈런을 기록중인 최진행은 지난 10일 오른쪽 무릎 연골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남은 시즌 출전이 힘들다. 7홈런을 기록중인 김태균 역시 갈비뼈 골 타박상으로 언제 돌아올 지 모르는 상황. 함께 7개를 때려낸 송광민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12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마산구장 외야펜스를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올시즌 한화는 홈구장인 대전구장의 좌우 펜스 거리를 97m에서 100m로, 중앙 펜스를 114m에서 122m로 확장했다.

팀 홈런이 줄면서 대전구장 확장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지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한화 타선을 보면, 홈런타자라 할 만한 이들이 몇 없다. 게다가 펜스 확장은 피홈런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김 감독은 "예전에 일본에서 왕정치나 노무라가 홈런왕 할 때는 펜스에 저런 숫자가 안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구장 규모가 너무 작아 부끄럽기에 일부러 펜스 거리를 적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대전구장 펜스가 마음에 걸리는 듯 했다. 줄어든 팀 홈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최진행과 김태균이 빠져 타선의 무게감이 확 떨어진 상태다. 김 감독은 "우리도 좌우 70m, 가운데 90m로 확 당길까?"라며 웃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의 올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은 2개였다. 네 차례 나왔다. 한 타자가 연타석 홈런이라도 치면 나올 수 있는 게 한 경기 홈런 2개다. 하지만 한화는 단 한 차례도 3개를 쳐내지 못했다.

김 감독의 근심을 알아챈 걸까. 한화는 12일 경기에서 처음으로 한 경기 홈런 3개를 기록했다. 2회 정현석의 선제 솔로홈런을 시작으로 5회 이양기의 2점홈런, 9회 송광민의 쐐기 투런포까지 적재적소에서 장타가 나왔다.


최진행과 김태균이 없다고 근심에 빠질 것은 없다. 오히려 남은 타자들이 평소 겪지 못할 중심타선 경험을 쌓게 됐다. 최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양기나, 4번타자로 중용되고 있는 송광민 등이 수혜자다. 한화는 일찌감치 리빌딩을 선언한 만큼, 타선 역시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재건할 필요가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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