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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은 왜 8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9-08 18:09


7월 25일 목동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김병현.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넥센 히어로즈 김병현이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염경엽 히어로즈 감독은 유한준과 김병현을 2군으로 내리고, 내야수 안태영과 외야수 정수성을 올렸다.

김병현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일까. 김병현은 확대 엔트리 시행 첫 날인 9월 1일 1군에 합류했다. 당시 염 감독은 김병현을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7일 두산전에 김병현을 투입했다. 9-0으로 크게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렸다. 44일 만의 1군 등판. 한 달 이상의 1군 공백을 감안해 부담이 적은 상황에 김병현을 등판시킨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일이다.

그러나 김병현은 전혀 믿음을 보여주지 못했다. 1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첫 타자인 김재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정수빈 민병현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⅔이닝 동안 4사구 3개에 2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고질적인 제구력 문제는 여전했다.

피말리는 순위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히어로즈는 기다려줄 여유가 없었다. 불펜과 대타, 대주자 요원 1명이 아쉬운 시즌 막판이다.

오랜 기다림은 기대만큼의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김병현은 올시즌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염 감독은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 밴헤켄에 이어 김병현을 제3 선발로 내세웠다. 유망주인 젊은 투수 강윤구 김영민과 함께 일정 부분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사실 제3 선발이라는 타이틀에는 메이저리그 출신 김병현에 대한 예우의 의미도 담겨 있었다.

김병현 또한 같은 언더핸드스로 투수 출신인 이강철 수석코치와 함께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야구를 하면서 언더핸드스로 출신 지도자를 만난 게 처음이다"며 의욕을 보였다. 무리하게 힘을 내세우지 않고 제구력에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지난해 상대팀에게 구질이 읽힌다는 지적을 받았던 김병현이다. 그는 이 수석코치의 조언을 듣고 투구 매커니즘도 바꿨다고 했다. 그만큼 한국 프로야구 2년차 김병현에 대한 기대치도 올라갔다.

첫 2경기에서 2승을 거두는 등 초반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시즌 초중반부터 다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 시작하더니, 점차 신뢰를 잃어가기 시작했다.

김병현이 1군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한 것은 지난 7월 25일 목동 두산전. 2⅓이닝 8안타 9실점을 기록한 그는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됐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1군에서 김병현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김병현으로선 먼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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