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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가 진짜다."
그는 "점수를 주고 싶어서 주는 건 아니다. 어깨 부상에서 벗어난 지 이제 1년도 안 됐다. 이번 시즌은 운이 좋아서 승리하고 있다. 내년부터가 진짜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이번 시즌 21경기에 등판, 10승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편이다. 퀄리티스타트(QS)도 8경기로 많지 않은 편이다. 피안타율은 2할6푼4리, WHIP(경기당 출루 허용률)도 1.49로 높다. 승수를 뺀 나머지 지표들이 만족스럽다고 볼 수 없다.
2008년 16승, 2010년 17승으로 두 차례나 다승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1년 4승, 지난해 8승으로 김광현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고질적인 왼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어깨 때문에 미국 병원 2곳에서 정밀 검사를 통해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하지만 김광현은 수술 대신 재활 치료 및 훈련을 선택했다.
그는 요즘 어깨 통증에서 벗어났다. 맘껏 던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과거 처럼 타자를 윽박지르지 못한다. 구속은 15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제구가 아직 완벽하게 잡히지 않았다. 너무 강하게 던지려고 하다보니 투구 밸런스가 간혹 무너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경기별로 기복이 있다.
김광현의 부활은 국내야구를 위해 무척 반가운 일이다. 류현진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미국으로 떠나면서 국내야구에선 확실한 볼거리가 하나 줄었다. 김광현은 2000년대 후반, 류현진 다음 등장한 괴물급 투수였다.
그는 몸이 아프면서 제 궤도에서 이탈했었다. 하지만 부상을 털고 일어섰다. 다시 3년 전 '괴물'로 돌아가는 중이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