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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두싸움 '키플레이어' 김선우, 페이스 되찾을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9-05 20:54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4회초 2사서 KIA 이종환과 박기남에게 연속으로 볼넷을 허용한 두산 선발투수 김선우가 교체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9.05.

두산 베테랑 우완투수 김선우가 22일 만의 선발 등판에서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됐다.

김선우는 5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이날 선발 등판했다. 김선우가 선발로 1군 경기에 나온 것은 지난 8월 14일 잠실 롯데전 이후 22일 만이다. 당시 김선우는 타구에 오른쪽 발목을 맞아 2이닝 만에 교체된 후 재활을 진행해왔다.

오랜만의 선발 복귀전에서 김선우는 아직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못했다는 것을 드러냈다. 이날 김선우는 1회초 KIA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을 포함해 4회 2사후까지 4안타(1홈런) 3볼넷 1삼진 2실점으로 흔들린 끝에 2-2로 맞선 4회초 2사 1, 2루에서 오현택과 교체됐다. 총 66개의 투구수 중에 볼이 절반에 가까운 30개나 될 만큼 제구력이 좋지 못했다.

첫 출발부터 불안했다. KIA 리드오프 이용규를 상대한 김선우는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았으나 이후 연속 2개의 볼을 던져 불리한 카운트를 자초했다. 심리적으로 쫓긴 김선우는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4구째에 시속 140㎞직구를 던졌으나 이 공이 한복판으로 몰리는 바람에 이용규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용규는 전형적인 '똑딱이형 타자'다. 특히나 올해는 어깨가 좋지 못해 이전까지 홈런이 단 1개 밖에 없었다. 1회 선두타자 홈런은 2004년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김선우가 이런 이용규에게 홈런을 맞았다는 것은 제구와 더불어 볼끝의 힘도 없었다는 뜻이다.

흔들린 김선우는 이후 안치홍에게 볼넷을 내준 데 이어 신종길과 나지완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점을 더 허용한 채 간신히 1회를 마쳤다. 2회와 3회는 3명의 타자씩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여전히 구위는 뛰어나지 못했다.

특히 3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온 이용규에게 또다시 안타를 맞았다. 안치홍을 삼진으로 잡은 김선우는 3번 신종길에게도 안타성 타구를 맞았으나 이 공이 두산 1루수 오재일의 글러브에 직선으로 빨려들어가며 이용규까지 아웃된 덕분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추가 실점은 없었으나 이 시점에서 두산 벤치는 교체 시기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결국 김선우는 4회를 채 마치지 못했다. 선두타자 나지완과 후속 이범호를 각각 유격수 땅볼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는데, 이후 다시 밸런스가 무너진 듯 하위 타선에 연속 2개의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러자 두산 벤치는 지체없이 김선우를 내렸다.


김선우의 이날 조기 강판은 두산으로서는 여러모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8월 이후 무서운 상승세로 4강 안정권에 든 두산은 선두권까지 넘볼 수 있는 입장이다. 4일 기준으로 1위 LG와 2.5경기 차, 2위 삼성과는 1.5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선두 2개팀이 사정권에 있다.

이 마지막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3주 동안 자리를 비웠던 김선우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 8월 초 2차례 등판에서 김선우는 2연승을 따내며 팀이 상승 무드를 타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따라서 시즌 막판 베테랑 선발로서 김선우가 제 몫을 해준다면 두산도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과연 김선우가 부진을 극복하고 팀의 '키플레이어'로 거듭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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