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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 "류현진은 천재형. 하지만..."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9-03 20:15 | 최종수정 2013-09-04 09:04


선동열 KIA 감독이 류현진의 활약상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12



"천재형이다."

'국보투수' 출신 선동열 KIA 감독이 류현진(LA 다저스)를 극찬했다.

단순히 대단한 활약의 수준을 넘어 천재적인 소질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3일 삼성-KIA전이 열리기 전 대구구장 원정팀 덕아웃에서는 자연스럽게 류현진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경기 중계를 맡은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 선 감독과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다.

공교롭게도 류현진 전문 해설가와 한국 최고의 투수 출신 감독이 류현진을 주제로 대화를 하는 모양새가 됐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샌디에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13승째를 올렸고, 이번 주말 등판이 예정된 터라 허 위원이 먼저 말을 꺼냈다.

허 위원은 "류현진이 선발투수로서 능력도 능력이지만 타석에서도 능숙하게 대응하는 걸 보면 기특하다"면서 "특히 류현진의 번트를 보라. 그동안 시도한 희생번트가 실패한 게 한 번도 없었다. 투수가 번트까지 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선 감독은 과거 일본리그 시절을 떠올리며 곧바로 수긍했다. "나도 센트럴리그에서 뛸 때 타자로 나선 적이 있는데 번트를 대는 게 그렇게 힘든 것인줄 몰랐다"는 것이었다.

이어 선 감독은 류현진에 대한 칭찬을 이어나갔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해부터 이 정도의 성적을 거둔다는 것부터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보통 선발 투수가 크게 패전하고 나면 다음 경기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류현진은 올해 그런 부진도 없다. 그것도 빅리그에서…" 등이 선 감독의 칭찬 요지였다.

선 감독의 칭찬 수위는 더 올라갔다. 선 감독은 "류현진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공이 다소 높게 들어갔는데 경기를 치를 수록 향상됐다. 요즘엔 낮에 깔리면서 들어가는 등 제구가 잘된다"면서 "류현진이 천재형인 것은 맞는 것 같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자 허 위원은 "야구 IQ로 따지면 아인슈타인급"이라고 맞장구쳤다.

그러면서도 투수 대선배로서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류현진은 한국에 있을 때부터 평소 훈련을 강도높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불펜 피칭도 설렁설렁 던지는 듯 하다가도 마운드에 올랐다하면 무섭게 변했다. LA 다저스에 입단해서도 류현진의 '설렁설렁 스타일'이 미국 현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선 감독은 "류현진이 아직 젊으니까 괜찮겠지만 나중에 나이 먹을 때를 생각해서 미리 훈련을 많이 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에 전지훈련을 갔을 때에도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류현진의 훈련량이 적은 것을 우려하는 얘기를 들었다는 선 감독 입장에서는 유망한 후배가 젊음을 믿었다가 나이 먹어 고생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선 감독은 "나는 주니치에 있을 때 밸런스를 잡기 위해 롱토스 훈련을 무척 많이 했고, 효과도 봤다. 다른 일본 투수들도 나중엔 따라 하더라"면서 투수로 살아가는 '비법'을 살짝 보여주기도 했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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