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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노성호, 대구 트라우마 날린 무실점 호투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8-28 21:50



NC 좌완 노성호에겐 '대구 트라우마'가 있었다.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돼 NC의 첫번째 선택을 받은 노성호는 지난 4월 5일 대구구장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류현진을 연상시키는 외모와 신체조건(1m82, 89㎏)에 140㎞대 후반의 강속구. 신생팀 NC의 미래로 평가받을 만큼 주목받은 노성호의 데뷔 무대였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디펜딩챔피언 삼성 타선은 너무나 강했다. 1이닝 동안 4안타 4볼넷을 내주며 5실점했다. 투구수는 무려 53개였다. 자꾸만 위축되면서 공은 원하는 곳과 정반대로 갔다. 악순화의 반복, 1이닝이 마치 9이닝 같았다.

노성호는 한 경기만에 선발 자리를 뺏겼다. 전반기 내내 불펜진에 머물렀다.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인 끝에 후반기 선발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롤러코스터다. 지난 16일 창원 삼성전에서 삼성을 상대로 8이닝 1실점하며 데뷔 첫 승을 올리며 삼성에 설욕도 했지만, 큰 아픔을 줬던 대구에서 승리가 필요했다.

또한 노성호는 홈과 원정의 차이가 극심한 투수다. 홈 19경기(3경기 선발)서 1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했고, 원정 14경기(3경기 선발)에선 4패 평균자책점 12.27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프로 선수로서 원정에서 약해지는 이런 징크스는 빨리 떨쳐내야만 했다.

28일 대구구장. 노성호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았다. 트라우마가 될 수 있었던 대구구장에서의 부진을 말끔히 날려버렸다. 또한 원정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1회말 선두타자 배영섭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지난 4월 5일의 기억이 떠오르나 싶었다. 하지만 강봉규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고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가뿐하게 위기를 넘겼다.

2회에도 선두타자 이승엽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요리했다.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지만, 항상 막아냈다. 4회엔 2사 후 박석민에게 좌전안타,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주며 1,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강력한 직구로 김태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2-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던 상황, 사실상 이날의 승부처였다. NC 타선은 5회초 대거 4득점하며 노성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노성호는 이날 5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포심패스트볼 59개, 투심패스트볼 17개로 직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장기인 힘 있는 직구로 대구 트라우마를 날려버린 것이다.

데뷔 첫 승에 이어서 2승째도 삼성전에서 나왔다. 새로이 삼성 상대 킬러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또한 대구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한 팀의 창단 후 대구 첫 승을 선사했다. 대구 6연패를 끝낸 호투였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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