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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좌완 노성호에겐 '대구 트라우마'가 있었다.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돼 NC의 첫번째 선택을 받은 노성호는 지난 4월 5일 대구구장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류현진을 연상시키는 외모와 신체조건(1m82, 89㎏)에 140㎞대 후반의 강속구. 신생팀 NC의 미래로 평가받을 만큼 주목받은 노성호의 데뷔 무대였다.
또한 노성호는 홈과 원정의 차이가 극심한 투수다. 홈 19경기(3경기 선발)서 1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5를 기록했고, 원정 14경기(3경기 선발)에선 4패 평균자책점 12.27로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프로 선수로서 원정에서 약해지는 이런 징크스는 빨리 떨쳐내야만 했다.
28일 대구구장. 노성호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았다. 트라우마가 될 수 있었던 대구구장에서의 부진을 말끔히 날려버렸다. 또한 원정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2회에도 선두타자 이승엽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요리했다.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지만, 항상 막아냈다. 4회엔 2사 후 박석민에게 좌전안타,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주며 1,2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강력한 직구로 김태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2-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 있던 상황, 사실상 이날의 승부처였다. NC 타선은 5회초 대거 4득점하며 노성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노성호는 이날 5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면서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포심패스트볼 59개, 투심패스트볼 17개로 직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장기인 힘 있는 직구로 대구 트라우마를 날려버린 것이다.
데뷔 첫 승에 이어서 2승째도 삼성전에서 나왔다. 새로이 삼성 상대 킬러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또한 대구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한 팀의 창단 후 대구 첫 승을 선사했다. 대구 6연패를 끝낸 호투였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