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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팔' 한화 유창식이 드디어 첫 선발승을 따냈다. 325일만에 거둔 선발승이다.
김 감독은 "5회까진 던져야지. 어제처럼 1회에 그래 버리면 승부가 빨리 결정나니까 재미가 없잖아"라며 "투수가 항상 점수를 줘서 그렇지. 안타는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타격 페이스가 올라온 만큼, 유창식이 잘 던져주기만 하면 충분히 해볼 만 하다는 생각이었다.
계약금 7억원을 받고 지난 2011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유창식은 올시즌 선발등판한 7경기서 6패 평균자책점 13.00을 기록했다. 5회를 채운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4이닝이 최다 이닝이었다.
사실 유창식은 시즌 전부터 제구력을 잡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왔다. 하지만 일정치 않은 투구폼 탓에 릴리스포인트가 던질 때마다 달라졌다. 제구력이 잡히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조차 갖추지 못했다. 여기에 연습 때 잘 던지다가도 실전등판만 하면 투구밸런스가 흔들렸다. 이는 분명 심리적인 문제였다. '잘 던져야 한다'는 실전의 압박, 주자를 내보냈을 때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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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효과적이었다.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기에 매력적으로 들어갔다. 종으로,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에 넥센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탈삼진 4개 중 2개는 슬라이더가 결정구였다. 범타 유도에도 능했다.
유창식은 이날 1회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2회 2사 2루, 3회 1사 2루, 4회 1사 1루, 5회 1사 1,2루 위기를 모두 실점 없이 넘겼다.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가 조급하게 나온 측면도 있지만, 주자가 나가도 침착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돋보였다.
유창식은 6회 선두타자 문우람에게 솔로홈런을 얻어맞고 첫 실점을 허용했다. 볼카운트 2B1S에서 들어온 4구째 135㎞짜리 직구가 너무 높게 들어갔다. 치기 좋은 눈높이로 들어간 공이었다. 유창식은 마운드를 김광수에게 넘기고 강판됐다.
이날 최종 기록은 5이닝 3피안타(1홈런 포함) 2볼넷 1사구 4탈삼진 1실점. 이전까지 5이닝을 채운 적이 없었기에 올시즌 최다이닝 투구였다.
무엇보다 주자가 나갔을 때 실점하지 않는 모습. 그동안 심리적으로 쉽게 흔들리는 모습을 털어낸 점이 긍정적이었다. 과연 유창식이 남은 시즌, 기대에 부응하는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