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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30)의 거취가 화두다.
고민에 찬 결단의 순간.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 기준은 간단하다. '실력파' 대체 용병을 구해올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실력'의 기준은 포스트시즌 선발이 가능하냐 여부다. 그런 용병을 구해올 수만 있다면 당연히 바꿔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갈수록 높아지는 국내 야구 수준. 외국인 선수의 실력과 몸값 기준은 꾸준하게 올라가고 있다. 시즌 중이란 점은 더 큰 장애물이다. 메이저리그 확대 엔트리를 앞둔 시점. 빅리그와 트리플A 경계선상에 선 실력파 용병에 대한 설득 작업은 더욱 쉽지 않다. 에이전트 네트워크를 통한 활발한 정보교류로 한국야구 상황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점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LG의 올시즌 4강 확률은 매우 높다. 주키치란 변수가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즉, 외국인 선수 교체 여부와 관계 없이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사실 전반기 LG의 호성적에 주키치가 기여한 바는 크지 않다. 부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주키치가 설령 살아나지 못한다하더라도 신재웅 등 토종 5선발로 꾸려갈 수 있다. 문제는 포스트시즌이다. 10승 투수 5명보다 15승 투수 2명이 필요한 단기전 승부. 확실한 카드가 필요하다. 고만고만한 실력파 선발이 즐비한 LG의 숨은 고민거리. 포스트시즌을 고려하면 확실한 용병 투수에 대한 필요성이 또렷해진다. 하지만 시장 수급 상황은 원활치 않다. 비용 대비 효과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딜레마다.
결단의 순간이 임박했다. 복잡해 보이지만 해법은 의외로 명료하다. 포스트시즌 1경기를 선발로 책임질만한 대체 용병이 있느냐 없느에 대한 판단을 내리면 된다. 1~2선발급 대체 용병이라면 과감한 베팅을 고려해봄직 하다. 하지만 4~5선발급 어정쩡한 실력이라면? 팀 워크를 생각하면 차라리 안 바꾸느니만 못한 결과가 될 수 있다. 시간을 조금 더 벌어 다른 해법을 찾아 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일단 LG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유보적 입장이다. 2년간 에이스 역할을 충실하게 해 준 주키치. 그의 거취는 이틀 내에 판가름 난다. 최종 판단은 LG 구단의 몫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