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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홈런' 김용의 "병호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7-22 09:23


19일 포항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웨스턴올스타와 이스턴올스타로 경기가 펼쳐졌다. 웨스턴 2회 1사 1루에서 김용의가 우월 투런포를 날렸다. 손을 번쩍 들어보이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김용의. 포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19

2013 프로야구 올스타전. 극적인 역전 결승포를 때려내며 MVP를 차지한 롯데 전준우도 빛이 났지만 또 한 명의 선수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주인공은 웨스턴리그 1루수로 선발출전한 LG 김용의. 김용의는 '어째서 올스타에 뽑힌 것인가'라는 세간의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멋진 선제 투런포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오히려 병호가 저를 많이 위로해줬습니다"

올스타전이 열리기 전 화제가 된 것이 '김용의가 MVP를 노린다'라는 LG 선배들의 주장이었다. 선수들은 "김용의가 숙소에 들어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는데도 배트를 들고 내리더라"라며 MVP에 대한 의욕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고발했다. 말이 씨앗이 됐는지, 김용의는 첫 타석에서부터 홈런포를 쳤고, 만약 웨스턴리그가 승리를 거뒀다면 가장 유력한 MVP 후보였다.

김용의는 이에 대해 "MVP라는 큰 상을 내가 어떻게 넘보겠나. 올스타전에 참가한 자체가 나에게는 큰 의미였다. 배트는 매일 아침 일어나 잡아보는 습관이 있어 별 뜻 없이 들고 방에 들어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아쉬운 마음도 살짝 드러냈다. 김용의는 "사실 송승준 선배를 상대로 올시즌 안타가 1개도 없었다. 그런데 첫 타석에서 홈런이 나왔다. 운이 좋았다. 사실 이번 올스타전은 팬들께 즐거움을 드리는 '개그 모드'로 가려했는데 홈런을 친 후 나도 모르게 '진지 모드'로 바꿨다. 5회 넘어가는데도 점수가 나지 않고 1점을 앞서고 있어 설레긴 했다. 그런데 준우가 홈런을 쳐서…"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상복이 없다고 말한 김용의였지만 이 홈런 한방으로 우수타자상을 거머쥐며 상과의 인연을 시작하기도 했다.

사실 김용의는 의도치 않게 힘든 전반기 막판을 보냈다. 팬투표에 의해 올스타 1위를 차지했지만 성적이 더욱 뛰어난 넥센 박병호를 떨어뜨려 본의아니게 논란의 중심이 됐다. 김용의는 "나는 가만히 있는데 마치 내가 잘못한 것 처럼 비춰져 참 난감했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이런 김용의를 위로해준 사람이 박병호였다고. 한 살 차이(김용의가 1년 선배)로 평소 친분이 두텁다는 두 사람. 김용의는 "병호가 '형 스트레스 많이 받았죠?'라며 오히려 나를 위로해줬다. 올스타전 현장에서도 신경쓰지 말고 즐기자고 먼저 말해줘 힘이 됐다. 결혼을 일찍 해서 그런지 너그럽고 어른스러워진 모습이었다.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박병호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용의는 "그래도 홈런을 쳤으니 저를 뽑아주신 분들께 보답이 된거겠죠"라는 말로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19일 포항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웨스턴올스타와 이스턴올스타로 경기가 펼쳐졌다. 김용의가 우수타자상을 수상하고 있다.
포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19
"전반기, 70~80점은 주고 싶어요"

김용의는 전반기 LG 돌풍의 한 주역이다. 김용의와 문선재가 번갈아가며 1루를 지켜줘 LG는 탄탄한 라인업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전반기 막판에는 1루 뿐 아니라 2루와 3루 포지션까지 소화하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용의는 냉정하게 자신의 전반기 활약을 돌이키며 "70~80점 정도는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괜찮은 점수를 줄 수 있었던 이유도 밝혔다. 김용의는 "내가 야구를 잘했다기 보다는 팀에 보탬이 됐다는 걸 처음 느낀 시즌이었다. 또,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어느정도 이름도 알린 것 같기도 하다. 개인 성적으로는 만족할 수 없지만 팀에 보탬이 됐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다"고 설명했다.

본인 말대로 풀타임 출전은 처음이다. 지난해는 1군 무대에 적응하는 기간이었다고 하면 적절할까. 첫 풀타임을 소화하는 선수들이 통상적으로 겪는 일처럼 김용의 역시 전반기 막판 슬럼프를 겪었다. 그는 "첫 풀타임이라 그런지,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더라. 체력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훈련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대신 코칭스태프, 선배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했다. 김용의는 "나는 앞만보고 달려가는 입장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 이런 모습을 보고 많은 조언들을 해주셨다. 결국 전반기 막판 쫓겼다. 찬스를 몇 번 놓치고 안타를 치지 못하다보니 조급한 부분이 있었다. 선배들께서 풀죽지 말고 자신있게 하라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김용의는 다시 시작되는 후반기에 대해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점이 올스타 브레이크가 와 나를 되돌아보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 후반기에는 시즌 초반 좋았던 모습을 다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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