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전반기는 미약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록을 세운 팀 답게 상위권에 오르지 못하고 7위로 전반기를 마감하게 됐다. 그렇다고 몰락이라고, 4강이 힘들다고 포기하기엔 이른 상황. 아직 희망은 있고 그 가능성을 16일 넥센전에서 봤다.
특히 이런 역전에 주축 선수들이 큰 기여를 한 것도 고무적이다. 올시즌 SK가 하위권에 처져 있었던 원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이 주축 선수들의 부진이었다. 박정권 김강민 박재상 등 SK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선수들이 올해엔 극심한 부진에 빠졌었다. 6월 이후부터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부족해 보인 것이 사실. 그러나 이날 박정권과 김강민의 활약 덕에 SK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박정권은 2회 솔로포에 4회엔 2루타로 역전의 기회를 만드는 등 4안타의 맹타를 날렸고 김강민은 4회말 역전 2루타 등 2안타를 쳤다. 한때 선수라고 하기에 창피할 정도의 낮은 타율로 고생했던 박정권과 김강민은 각각 2할6푼8리, 2할7푼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후반기를 더욱 기대케하는 대목이다.
최 정과 박정권을 받쳐줄 5번 타자감도 찾았다. 바로 이재원이다. 조인성이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면서 이재원은 정상호의 백업 포수 겸 대타요원으로 돼 선발출전을 하지 못했다. 이재원이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을 때 정상호가 갑자기 부상을 당하거나 하면 백업포수가 없기 때문. 부상에서 돌아온 한동민이 부진에 빠지며 5번 타순에서 흐름이 자주 끊기자 이만수 감독이 이재원 카드를 냈고 이는 넥센전 승리의 한수가 됐다. 이재원은 1-3으로 뒤진 4회말 무사 2,3루서 2타점 동점 안타를 치는 등 4타수 3안타를 쳤다. 후반기 조인성이 1군에 올라오면 조인성과 정상호가 안방을 맡고 이재원은 지명타자로 나설 수 있다.
이만수 감독은 8일의 휴식일 동안 전반기에 잘못된 것들에 대해 코치들과 머리를 맞대고 풀어갈 계획이다. 후반기 역전에 대한 희망만 가지는 게 아니라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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