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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내년 올스타 투표 원점에서 재검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7-10 22:04 | 최종수정 2013-07-11 07:11


지난해 올스타전 경기 시작 전 도열한 롯데 선수단. 당시 이스턴리그 베스트9은 전부 롯데 선수들이 차지했다. 이스턴리그 사령탑이었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일일 롯데 감독을 맡았다. 올해에는 LG 선수가 웨스턴리그를 독차지한다. 스포츠조선DB



올스타전(18, 19일)을 앞둔 요즘 프로야구계에서 회자되는 웃지못할 이야기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요즘엔 괜히 LG의 성적에 자꾸 눈길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LG는 한때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불같은 기세를 보이더니 3연패로 불안하다가 다시 2연승(11일 현재)으로 회생했다.

현재 3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2게임 차 4위 롯데의 추격권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 우려하는 것은 행여 LG가 4위권에서 밀린 채 올스타전을 맞이하면 어떡하냐는 것이다.

이번 올스타 투표에서도 특정팀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8일 온라인(인터넷,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된 올스타 팬투표를 최종 집계한 결과 LG가 전 포지션을 싹쓸이했다.

지난해 롯데가 전 포지션을 석권한데 이어 바통이 LG로 넘어간 것이다. 지난해 올스타전(7월 21일) 때에는 롯데가 2위를 달리던 중이어서 올스타를 싹쓸이했다고 해도 체면이 섰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LG는 현재 안정적인 4위권이 아니다. 자칫 간신히 4위를 유지하거나 5위로 떨어진 채 올스타전을 맞이한다면 '포스트시즌 수준도 안되는데 올스타 단일팀이 웬말이냐'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물론 올스타전이라는 게 팬 서비스용 이벤트여서 성적순으로 따질 필요는 없다. 그래도 뭔가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게 야구계의 걱정인 것이다.

내년에는 이런 고민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스타 투표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11일 "내년에는 올스타 투표 방식에 대해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올스타 투표 방식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KBO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올스타 이스턴리그 사령탑이 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최근 "작년에 일일 롯데 감독을 해봤다. 올해는 웨스턴리그가 LG 일색이다"면서 올스타 투표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현행 올스타 투표 방식은 해당팀 팬들의 위력이 강한 팀이라면 얼마든지 몰표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특정팀 편중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온라인 팬투표 외에 선수간 투표, 현장 투표 등 창구를 다양화하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지난해 MVP였던 박병호가 팬투표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탈락한 점을 아쉬워하면서 팬투표 방식의 보완을 피력했다. 이후 박병호는 웨스턴리그 선동열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 명단에 올랐지만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이처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KBO가 대책마련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양 총장은 "사실 올해 올스타전부터 투표 방식 개선을 검토하려고 했다. 하지만 올스타전의 특성상 팬들의 의견을 우선시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섣불리 손을 대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올해 또 특정팀 편중화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투표 방식 개선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개선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BO는 앞으로 각계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현장투표, 항목별 배점 비율 등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더많은 스타들에게 올스타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방식을 연구할 계획이다.

양 총장은 "올스타전 이벤트는 어디까지나 팬 서비스다. 팬들의 의견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그동안 제기된 불만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각계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야 하는 KBO가 어떤 잡음없는 올스타전을 재탄생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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