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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5경기 남은 KIA, 장맛비 손익계산서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3-07-08 11:03 | 최종수정 2013-07-08 11:03



장맛비는 전반기 5경기를 남겨둔 KIA에게 득일까, 실일까.

지난주 KIA는 단 3경기만을 치렀다. 휴식일이 있던 것도 아니다.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장마 브레이크'였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주중 SK전에서 1승1패를 주고 받았고, 주말 롯데전에선 1승을 수확했다. 2승1패. 3연전이었다면 '위닝 시리즈'라고 불렸을 성적이다.

무엇보다 4연패에서 탈출하면서 거둔 성적이라 반갑다. 결과만 놓고 보면, 비가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KIA는 이번주 주중 3연전 휴식을 취하고, 주말엔 두산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전반기 마지막 2연전은 한화다.

가뜩이나 비로 많이 쉬게 됐는데 휴식일까지 껴있다. 장맛비는 남은 전반기 일정 중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휴식 후 두산전에 또다시 비 예보가 있다.

득? 새로운 필승조 자리 잡을 기회

일단 지난주 성적에서 나타나듯, 비로 인한 휴식은 KIA에게 득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KIA 마운드는 100% 전력이 아니다. 에이스 양현종이 부상으로 빠져있는데다, 윤석민은 전성기의 구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서재응 역시 WBC 참가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여전히 밸런스를 잡지 못했다. 사실상 김진우와 외국인선수 소사 정도만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불펜진은 더욱 심각하다. 불안했던 마무리 앤서니가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마무리 보직도 뺏겼다. 앤서니의 2군행을 기점으로 마운드가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공석인 마무리는 송은범의 몫이다. 앤서니 마무리 카드가 백지화된 뒤 처음 치른 6일 광주 롯데전에서 ⅔이닝 무실점으로 이적 후 첫 세이브를 올렸다. 당초 박지훈과 더블스토퍼 체제가 예상됐지만, 선동열 감독은 "박지훈을 먼저 쓰고, 송은범을 뒤에 쓰겠다"고 밝혔다. 당시 박지훈은 8회 등판해 1⅓이닝을 책임졌다.


6일 오후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2013 프로야구 KIA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8대6으로 승리한 후 세이브를 기록한 KIA 송은범이 포수 김상훈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7.06.

선 감독의 새로운 구상은 박지훈이 8회에 나와 최대한 길게 던진 뒤, 상황에 따라 송은범을 투입하는 것이다. 셋업맨과 마무리로 역할을 나눴다. 선 감독은 "6일 경기가 분위기 반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8회와 9회는 박지훈과 송은범의 몫이다.

하지만 여전히 둘은 '좋아지고 있다' 정도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2년차 박지훈은 지난해 필승조 활약을 바탕으로 올시즌 불펜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었다. 내심 마무리까지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캠프 때부터 난조를 보이더니, 시즌이 시작된 뒤엔 완전히 자기 공을 잃어버렸다. 이제야 조금씩 지난해 모습이 나오고 있다.

송은범의 경우,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다. 트레이드 후 불안한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길 원했다. 하지만 송은범 역시 구위와 밸런스 문제로 계속해서 고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휴식은 둘이 자리를 잡기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펜진은 휴식으로 재충전할 수 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 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새 보직에 자리 잡기엔 좋은 환경이다.

실? 타격감 하락 어쩔 수 없나

KIA는 앞서 세 차례 휴식이 있었다. 첫번째 휴식일(4월 12~15일)은 시즌 초반이었다. 불과 10경기를 치른 시점이었다. 휴식 이후 LG와의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하지만 다음 휴식일부턴 문제가 생겼다. 바로 타격감 저하다. 5월 27~30일까지 두번째 휴식을 취한 뒤 또다시 LG를 만났고, 3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첫번째 휴식 때와는 결과가 정반대였다. 득점이 2점, 3점, 4점에 그칠 정도로 빈타에 시달렸다.


2일 열릴예정인 프로야구 SK 와이번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 앞서 KIA 선수들이 운동장에 고인 물 때문에 훈련을 못하고 덕아웃에 모여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7.02/
세번째 휴식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21~24일 휴식을 취한 뒤, 1무 4패로 고전했다. 두산에게 1무1패(1경기 우천취소) 당한 뒤, 삼성과의 원정 3연전에서 스윕을 당했다. 휴식 이전 9연승을 내달렸지만, 그 효과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이번에도 타선의 폭발력이 아쉬웠다.

KIA 타선은 분명 강하다. 공격 전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반대로 지금의 성적이, 불안한 마운드 보다는 타선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올시즌 홀수구단 체제로 한 팀이 무조건 휴식을 취하게 되면서,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지적은 상당 부분 들어맞고 있다. 휴식 후 고전하는 팀이 많아진 것이다.

타격의 팀 KIA 역시 마찬가지다. 방망이는 안 맞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휴식, 그리고 장맛비로 인한 우천취소는 타격감 유지에 독이다.

불안한 마운드가 시간을 번 만큼, 타선은 잃을 것도 있다. 이번 주중 3연전 휴식 이후 남은 5경기에서 또다시 좋지 않은 흘므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단, 리드오프 이용규가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복귀가 힘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 없이 치를 경기가 줄어든 게 그나마 호재라고 볼 수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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