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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에 드리운 위기, 양현종-이용규 동시부상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3-06-29 18:52


삼성과 KIA의 주말 3연전 첫번째날 경기가 28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삼성 김상수가 KIA 양현종의 투구를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런을 허용한 뒤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에 주저앉은 KIA 양현종의 모습.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28/

"어째 불안한 예감이 들더라니…"

한 시즌을 이끌어가다 보면 때때로 감독들에게 좋거나 나쁜 예감이 생길 때가 있다. '이 경기는 어떻게든 이긴다'거나 '어쩐지 오늘은 선수들이 다칠 지도 모르겠다'하는 식이다. KIA 선동열 감독에게도 그런 예감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안좋은 예감이었다.

지난 28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선 감독은 "오늘부터 해서 SK(원정)-롯데(홈)와 치르는 9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어쩌면 올해의 성패가 달려있다고도 볼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9연전의 첫 시작인 28일 경기의 중요성을 연거푸 강조했다. 그런데 어쩐지 그런 선 감독의 표정은 비장하면서도 어두웠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 것이다.
삼성과 KIA의 주말 3연전 첫번째날 경기가 28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1루 KIA 신종길 타석때 2루로 달리던 1루주자 이용규가 삼성 1루수 채태인의 좋지 않은 송구로 2루 세이프됐다. 채태인의 송구를 받아내며 넘어진 유격수 김상수의 모습.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28/
결국 이런 선 감독의 불길한 예감은 최악의 현실로 나타나고 말았다. 28일 삼성전에서 5-3으로 앞선 9회말에 마무리 앤서니가 어이없는 역전패를 헌납한데다가 올해 에이스 역할을 해주던 좌완 선발 양현종과 부동의 리드오프 이용규까지 모두 다친 것이다.

승패는 병가지상사라고 한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억울하고, 아쉬운 패배가 부지기수다. 28일 삼성전도 마찬가지다. 9회말 삼성 1루주자 정형식이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2루심의 애매한 세이프 판정도 있었고, 믿었던 마무리 앤서니가 2점차 리드를 끝내 지켜내지 못하는 등 KIA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경기였다.

그러나 이 경기의 패배보다 더욱 KIA의 상황을 어렵게 만든 것은 바로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선 감독도 그래서 패배 자체보다 선수들이 다친 것을 더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선 감독은 2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어제 경기에 앞서 향후 9경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했는데, 그때부터 뭔가 안좋은 느낌이 있었다. 왜 꼭 그런게 들어맞는지 모르겠다. 양현종과 이용규가 다치면서 또 부상으로 팀이 힘들어지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현종은 전날 선발로 나왔다가 6⅔이닝 동안 5안타(3홈런)으로 3실점을 했다. 홈런 3방을 맞았지만, 다 1점 홈런이었고 삼진은 10개를 잡는 등 전반적으로 호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3-2로 앞선 7회말 2사 후 삼성 김상수에게 홈런을 맞는 과정에서 탈이 났다. 2구째에 홈런을 맞았는데, 이때 너무 힘을 쏟아 던지다가 오른쪽 옆구리를 다친 것이다. 홈런을 맞은 뒤 양현종은 곧바로 통증을 호소했고, 박지훈과 교체됐다.

이어 29일 오전 MRI 검진 결과 우측 늑간 근육이 손상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2~3주간 치료를 한 뒤 재검진을 해야 한다는 소견이다. 선 감독은 "근육이 찢어지면서 출혈도 있다고 하더라. 적어도 한 달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KIA 김준재 트레이너는 "과도하게 힘을 쓰는 과정에서 갈비뼈 사이의 근육이 손상됐다. 일단 안정을 취한 뒤 조금씩 재활해야 한다"고 밝혔다.

졸지에 에이스를 잃게된 KIA는 당장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 소사-양현종-윤석민-김진우-임준섭으로 꾸려온 로테이션에서 양현종이 빠진 것. KIA는 29일자로 양현종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정하던 베테랑 서재응을 불러올렸다.


선 감독은 "서재응도 구위가 안좋아서 2군에 내려가 밸런스를 잡는 과정이었다. 원래는 한 두 차례 더 2군에서 선발로 내보내려고 했는데, 당장 선발이 없는 상황이라 불러올렸다"고 설명했다. 선 감독은 30일 대구 삼성전에 서재응을 중간계투로 잠시 투입해 컨디션을 살핀 뒤 다음주부터 양현종 차례에 선발로 투입할 계획이다.

양현종 뿐만 아니라 이용규도 28일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이용규는 3-2로 앞선 5회초 1사후 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천만다행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될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다. 하지만 29일과 30일 대구 삼성전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선 감독은 "일단 두 경기 정도 휴식을 주면서 통증 부위를 다스릴 계획이다. 작년에도 선수들이 연이어 다치더니 올해도 부상자가 늘어나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과연 KIA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된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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