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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불안한 예감이 들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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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는 병가지상사라고 한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억울하고, 아쉬운 패배가 부지기수다. 28일 삼성전도 마찬가지다. 9회말 삼성 1루주자 정형식이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2루심의 애매한 세이프 판정도 있었고, 믿었던 마무리 앤서니가 2점차 리드를 끝내 지켜내지 못하는 등 KIA 입장에서는 매우 아쉬운 경기였다.
그러나 이 경기의 패배보다 더욱 KIA의 상황을 어렵게 만든 것은 바로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선 감독도 그래서 패배 자체보다 선수들이 다친 것을 더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선 감독은 2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어제 경기에 앞서 향후 9경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했는데, 그때부터 뭔가 안좋은 느낌이 있었다. 왜 꼭 그런게 들어맞는지 모르겠다. 양현종과 이용규가 다치면서 또 부상으로 팀이 힘들어지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29일 오전 MRI 검진 결과 우측 늑간 근육이 손상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2~3주간 치료를 한 뒤 재검진을 해야 한다는 소견이다. 선 감독은 "근육이 찢어지면서 출혈도 있다고 하더라. 적어도 한 달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KIA 김준재 트레이너는 "과도하게 힘을 쓰는 과정에서 갈비뼈 사이의 근육이 손상됐다. 일단 안정을 취한 뒤 조금씩 재활해야 한다"고 밝혔다.
졸지에 에이스를 잃게된 KIA는 당장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 소사-양현종-윤석민-김진우-임준섭으로 꾸려온 로테이션에서 양현종이 빠진 것. KIA는 29일자로 양현종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정하던 베테랑 서재응을 불러올렸다.
선 감독은 "서재응도 구위가 안좋아서 2군에 내려가 밸런스를 잡는 과정이었다. 원래는 한 두 차례 더 2군에서 선발로 내보내려고 했는데, 당장 선발이 없는 상황이라 불러올렸다"고 설명했다. 선 감독은 30일 대구 삼성전에 서재응을 중간계투로 잠시 투입해 컨디션을 살핀 뒤 다음주부터 양현종 차례에 선발로 투입할 계획이다.
양현종 뿐만 아니라 이용규도 28일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이용규는 3-2로 앞선 5회초 1사후 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천만다행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될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다. 하지만 29일과 30일 대구 삼성전에는 출전하지 못한다. 선 감독은 "일단 두 경기 정도 휴식을 주면서 통증 부위를 다스릴 계획이다. 작년에도 선수들이 연이어 다치더니 올해도 부상자가 늘어나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과연 KIA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된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