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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요섭-최승준 2군행 뒤에 숨겨진 김기태 감독의 배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6-28 17:55 | 최종수정 2013-06-28 17:55



"재충전, 그리고 자기발전을 위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

LG는 28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외야수 정주현과 포수 조윤준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두 사람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24일 윤요섭을 일찌감치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고, 하루 뒤 최승준도 말소시켰다.

윤요섭과 최승준, 두 사람이 2군에 내려간 각각의 사연이 있다. 이들의 실력이 부족하고, 단순히 성적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다. 두 사람의 2군행에는 김 감독의 깊은 배려가 숨어있었다.

먼저 윤요섭이다. 윤요섭은 올시즌 현재윤과 함께 LG 안방을 든든히 지켜왔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공격형 포수로 알려졌던 윤요섭이 올시즌 수비에서는 만개한 기량을 선보였으나, 이에 비해 방망이가 맞지 않아 걱정이었다. 시즌 타율 1할4푼5리. 기대했던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윤요섭은 최근 "야구가 너무 안된다"며 고민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잘해주던 윤요섭이 빠진다는 것은 팀 전력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이대로 선수를 두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에 더욱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타석에 들어서 전광판에 찍힌 자신의 타율을 보면 심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2군에서 마음을 비우고 훈련, 경기에 임해 자신감을 찾아 1군에 복귀하는게 훨씬 낫다"며 윤요섭의 2군행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재충전 차원"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두 번째는 최승준. 2006년 LG에 입단해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최승준은 지난 21일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전까지 1군 경기 기록이 4타수 무안타 4삼진. 어렵게 잡은 1군 기회였다. 하지만 22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출전해 3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또, 23일 삼성전에서도 대타로 나가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김 감독은 최승준에 대해 "2군에서 성적과 평가가 좋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본인이 2군에서 아무리 잘 친다 해도 1군 무대가 얼마나 힘든지 몸소 느꼈을 것이다. 현재가 중요하다. 여기서 낙심하지 말고 1군에 올라가려면 어떤 부분을 더 신경써 훈련해야 하는지 깨달아야 한다. 그것을 깨우쳤다면 최승준에게는 이번 1군 5타석이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을 마친 후 바로가 아닌 25일 최승준의 1군 말소를 결정했다.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팀 훈련에 하루라도 더 참가시키기 위함이었다. 하루라도 더 1군 선수단의 훈련을 직접 경험하며 자기발전을 위한 무언가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김 감독의 배려 속에 최승준은 27일 두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2루타 2방을 날렸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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