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도루 급감 넥센, 이래도 좋은가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3-06-26 09:17 | 최종수정 2013-06-26 09:17


6일 현충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넥센과 삼성의 주중 3연전 마지막 낮 경기가 열렸다. 넥센 1회 무사 1루에서 서건창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6

넥센 히어로즈 특유의 '뛰는 야구'는 어디로 가고 있을 걸까. 프로야구 9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기동력, 히어로즈를 힘있게 움직였던 엔진이 시원찮다.

기록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지만, 데이터를 보면 히어로즈의 떨어진 기동력 수치를 금방 알 수 있다. 25일 현재 팀 도루 54개. 60경기를 치렀으니 게임당 0.9개 꼴이다. 팀 도루 순위를 훑어보면 눈을 의심하게 된다. 전통의 '육상부' 두산(89개)과 KIA(77개), 롯데(75개), LG(68개)는 물론, NC(65개), SK(63개), 삼성(59개)에도 뒤졌다. 팀 도루 8위다.

54도루를 기록하는 동안 도루 실패가 36회. 도루 수도 적었지만, 성공률도 60%에 불과했다.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이 필요하고 실제로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히어로즈식 뛰는 야구의 장점도 있겠지만, 이정도 수치라면 한 번 쯤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지난 해와 극과 극이다. 히어로즈는 2012년 도루 1위 팀. 179개의 도루를 기록해 LG(140개), KIA(132개)를 제치고 최고의 기동력을 자랑했다. 공격의 핵인 박병호와 강정호는 '20(홈런)-20(도루)'까지 달성했다.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 투수의 구질, 퀵모션 등 세세한 분석이 뒤따랐기에 가능했던 성과였다. 히어로즈의 뛰는 야구는 홈런과 함께 팀 공격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히어로즈의 뛰는 야구는 다른 팀을 자극해, 올시즌 대다수 팀이 기동력 야구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해 6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히어로즈는 78도루를 기록해 1위였고, 도루 성공률이 73.6%에 달했다. 지난 시즌 평균 도루 성공률 71.3%를 웃돌았다.

올 시즌 도루 급감의 원인은 도루 실책 증가와 테이블 세터들의 고전, 그리고 도루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감소. 지난해 도루 2위(39개) 서건창과 3위(32개) 장기영은 25일 현재 각각 17개, 13개를 기록하고 있다. 주전 1~2번이자 히어로즈 기동력 야구의 첨병인 두 사람의 페이스가 지난해만 못하다. 타율 2할5~6푼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출루율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서건창은 발가락 골절로 인해 8월에나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각각 21개, 20개를 훔쳤던 강정호와 박병호도 6도루, 2도루에 머물고 있다. 부상 위험이 따르는 도루 대신 타석에서 공격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두 선수 모두 발이 빠른 편이 아닌데, 지난 해의 경우 코칭스태프의 적극적인 사인이 있었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홈런에 의한 득점 비중이 높아지면서 도루에 대한 비중이 줄었다"고 했다. 도루에 대한 압박감이 이전에 비해 줄었다는 설명이다. 히어로즈는 52개의 홈런을 때려 SK와 함께 팀 홈런 1위다.

그러나 히어로즈가 최상의 성적을 끌어내려면 히어로즈다운 기동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팀 타격에 사이클이 있는 것 처럼 홈런 또한 편차가 심할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답답할 것이다. 다시 한 번 히어로즈의 장점을 점검해봐야할 때인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