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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올시즌 4강 진출을 꿈꿀 수 있는 것.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선발진을 이끄는 든든한 에이스 레다메스 리즈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 시즌 5승6패. 평범한 성적이지만 자세히 훑어보면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경우가 많다. 21일 대구 삼성전이 그랬다. 승리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15경기 95⅓이닝을 소화했는데 평균자책점이 2.93이다. 단순히 승수 만으로 리즈를 평가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는 경기 초반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안정감이 든다. 21일 삼성전에서 승리를 거뒀다면 3연승이었다. 리즈는 "시즌 초반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다만, 경기 초반부터 제구가 되며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던 것, 그리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로 던지는 공들이 잘 들어간다는 두 가지 상승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즈의 주무기는 뭐니뭐니해도 160km에 이르는 강속구. 하지만 지난 2년간 보여줬던 투구패턴과 달리 최근에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많이 섞어 던지며 타자의 타이밍을 뺐고 있다. 리즈는 이에 대해 "포수의 볼배합을 주로 따르고, 내 느낌에 직구를 많이 던졌다 생각하면 그 때 내 스스로 변화구를 던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건 절대 아니다. 리즈는 "의식적으로 변화구로 승부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투구 패턴이 상대에 읽힐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내 승부구는 직구"라고 강조했다. 리즈는 "선천적으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빠른공을 던져왔다"고 밝혔다.
리즈는 본인의 빠른 공 만큼이나 팀 성적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리즈는 암울했던 지난 2년의 LG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 그는 올시즌 신바람을 내고있는 LG에 대해 "지난 2년과 비교해 팀 전력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느낀다. 투-타에서 구멍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분명히 지난 2년에 비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팬들의 염원인 4강 진출. 본인이 에이스로서 갖는 책임감이 어느정도인지 궁금했다. 리즈는 "내가 몇 승을 거둔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내가 등판하는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4강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팀 뿐 아니라 리즈 본인도 점점 한국 정서에 녹아들며 달라지고 있다. 김기태 감독을 가리키며 "형이라고 하면 안된다. 선배님이라고 해야한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할 정도다. 처음 한국에 와서는 한식이라고는 차돌박이 구이밖에 먹지 못했는데 이제는 가리는 음식 없이 엄청난 먹성을 자랑한다는게 통역의 설명. 특히 지난해에는 자장면에 심취해 매일같이 자장면을 즐겼고, 한그릇을 먹어치우는데 걸리는 시간이 고작 30초라는 얘기도 들려줬다.
리즈는 "휴일에는 영화도 보고 맛집도 찾아다닌다. 쇼핑을 하는 것도 너무 즐겁다"며 한국생활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