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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무조건 봐야지. 기록도 중요하지만 직접 봐야 안다고."
이날 NC는 넥센 2군에게 1대13으로 패배했다. 1군 선발투수 둘을 당해내지 못했다. 넥센은 현재 2군에 내려가있는 선발 김병현과 강윤구에게 9이닝을 모두 책임지게 했다. 이틀 연속 우천취소로 인해 등판기회가 없었던 김병현과 강윤구는 나란히 5이닝, 4이닝을 던졌다.
김 감독은 2군 경기를 챙겨보는 이유에 대해 "요즘은 1군과 2군의 차이가 크지 않다. 지금 2군에 있다고 계속 2군 선수가 아니다. 직접 봐야만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 때 또 선수를 만들 수 있다. 몇 이닝 몇 실점, 몇 타수 몇 안타. 기록도 중요하지만, 직접 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형배가 오늘 많은 걸 배웠을 것이라고 본다. 1군에서 던지는 선발투수들의 공을 보고, '변화구 구사는 언제 어떻게 하는지, 공의 높낮이가 어떻구나'라는 걸 느꼈을 것이다. 이런 건 경기가 아니면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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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최근 퓨처스리그 중계를 보면서 보석을 발견했다. 바로 전날 경기서 8회 세번째 투수로 등판해 좌타자 세 명을 상대한 좌완 이상민이다. 경북고-동의대를 졸업한 이상민은 올해 7라운드 전체 66순위로 입단한 신인. 퓨처스리그 15경기서 5홀드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지난 15일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단순히 성적만 좋아서 올린 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지난 12일 KIA와의 퓨처스리그 경기를 TV 중계로 지켜봤다. NC의 첫 퓨처스리그 중계일이었다. 김 감독은 이상민의 피칭에 감탄했다. '칠 테면 쳐봐라'는 식으로 도망가지 않고 씩씩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있었다.
김 감독은 "보통 자신이 없으면 볼, 볼, 볼 하면서 볼넷으로 시작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민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알더라. 나와서 싸울 줄 아는 게 프로다. 어제 경기를 봐라. 좌타자를 상대로 쓸 수 있는 투수가 생겼다"며 웃었다.
그동안 NC엔 좌완 스페셜리스트가 없었다. 노성호가 있지만, 긴박한 상황에선 볼을 남발했다. 하지만 그때 2군에서 자신 있게 자기 공을 던지는 이상민을 발견했다. 이상민은 1군에 올라온 뒤 3경기서 1⅓이닝 1실점을 기록중이다. 전날 LG의 좌타자 3명을 상대할 때도 다소 아쉬운 수비만 아니었으면 실점 없이 1이닝을 깔끔하게 막을 수 있었다.
비교적 하위라운드에 지명된 이상민, 그리고 우선지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윤형배. 하지만 둘의 위치는 정반대다.
김 감독은 "프로에 와서는 계속 고등학교 때 생각만 해서는 안된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다. 고교 땐 그 선수가 없으면 팀이 안 돌아갔을 지 몰라도, 프로는 아니다. 그런 걸 빨리 느끼고, 미리 준비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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