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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김기태 감독, 3연전 선발 모두 공개한 사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3-06-21 18:01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3 프로야구 경기가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가운데 LG 김기태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와 삼성 류중일 감독과 김성래 타격코치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06.21/

"김 감독이 선수 바꾸자고 하네."

삼성과 LG의 경기가 열린 21일 대구구장. 3연전 첫 경기를 치르기 위해 원정팀 LG 선수단이 대구구장에 도착했고, LG 김기태 감독이 삼성 류중일 감독에게 인사하기 위해 3루측 덕아웃을 찾았다. 모처럼 만에 만난 두 감독은 가볍게 대화를 주고 받더니 "김 감독이 선수를 바꾸자고 하네"라는 류 감독의 한 마디와 함께 감독실로 들어갔다.

약 10분 정도 대화를 나눈 두 감독. 물론, 선수를 바꾸자는 류 감독의 얘기는 농담이었다. 그렇다면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트레이드 얘기는 아니지만 감독실 안에서는 나름 치열한 양 감독의 눈치싸움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번 3연전 선발 로테이션 때문이다.

양팀 모두 선발 한자리가 궁금했다. 삼성의 경우 이날 경기 윤성환, 22일 경기 장원삼은 확정적. 하지만 23일 경기에 배영수 차례지만 차우찬이 출격할 가능성이 있었다. LG의 경우도 주키치의 2군행으로 선발 한 자리가 구멍난 상황이었다.

먼저 김 감독이 선제타를 날렸다. 류 감독은 "김 감독이 '23일 선발 차우찬 아닙니까'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나는 '어떻게 알았느냐. 벌써 기사로 나왔느냐'라고 말해줬다"며 웃었다. 이에 김 감독은 "최근 컨디션이 좋은 차우찬을 예상했다. 차라리 배영수 같다고 말을 하고 몰래 차우찬에 대한 대비를 할 걸 그랬다"며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김 감독도 카드를 모두 공개했다. 21일 리즈에 이어 22일 좌완 신재웅이 등판한다. 23일은 우규민이 나선다. 신재웅은 지난 주중 NC와의 3연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18일 NC전 선발이었으나 우천으로 연기돼 등판하지 못했다. 하지만 LG 코칭스태프는 이날 비가 올 것을 확신하고 있었고, 신재웅은 사실상 삼성을 겨냥한 선발카드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재웅은 지난해 삼성을 상대로 2차례 선발로 나서 2승,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한 바 있다.

류 감독은 "이렇게 서로 공개해놓고 만약 선발을 바꾸면 벌금을 내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껄껄 웃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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