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부활준비 김광현 업그레이드 가능한 세 가지 이유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6-12 01:45 | 최종수정 2013-06-12 06:28


두산과 SK가 11일 잠실에서 만났다. 장대비 속에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마운드 사정이 나빠지자 SK 선발 김광현이 성준 코치와 심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습 투구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확실히 아직 2% 부족하다. 2승3패, 평균 자책점 3.78.

김광현(SK)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로 등판, 7이닝 8피안타 3실점(2자책점)을 기록, 시즌 2승째를 따냈다. 8개의 안타는 이해할 수 있다. 비가 많이 왔던 경기. 한 차례 우천중단도 있었다. 많은 비가 왔던 3회에서 5회까지 김광현은 6안타를 맞았다. 마운드의 좋지 않은 흙때문에 역동적인 투구폼을 가지고 있는 김광현으로서는 훨씬 더 컨트롤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단지 한 경기만으로 속단할 순 없다. 중요한 것은 김광현에게 부활의 청신호가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공의 위력, 그대로다

이날 김광현은 최고시속 149㎞의 강속구를 뿌렸다. 역동적인 폼에서 나오는 그의 위력적인 패스트볼은 전성기에 버금갔다.

류현진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투수였던 김광현은 2010년 17승을 거둔 뒤 최근 2년동안 좋지 않았다. 시즌 직후 가벼운 뇌경색에 의한 안면마비 증세가 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어깨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우여곡절 끝에 복귀하긴 했지만 예전의 구위가 아니었다. 김광현도 "어깨에 대한 부담으로 힘껏 던질 수 없다"고 했다.

김광현에게 공의 구위는 매우 중요하다. 역동적인 폼에서 나오는 위력적인 구위는 김광현의 최대무기다. 2% 부족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없는 약점을 상쇄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

그런데 올 시즌 김광현의 구위는 살아있다. 11일 궂은 날씨에도 그의 구위는 확실히 달랐다. 올 시즌 최대인 114개의 공을 던졌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공의 위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의 최대강점이자, 비룡의 에이스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을 잃지 않았다는 의미다.


업그레이드된 정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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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좋지 않은 경기를 펼칠 때는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제구가 갑자기 흔들리다, 통타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때문에 에이스의 기준으로 봤을 때 경기력 자체가 들쭉날쭉했다.

기본적으로 좋은 승부욕과 강한 정신력이 있었지만, 에이스의 역할을 하기에는 미세하게 부족했다. 2년 간의 부상으로 인한 부진과 재활과정이 그를 강인하게 만들었다.

11일 투수에게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2회 우천중단되면서 피칭의 리듬이 뚝뚝 끊어졌다. 게다가 비가 오면서 마운드 주변의 흙이 고정되지 못해 투구밸런스를 잡기 힘들었다. 강렬한 투구폼을 가진 김광현은 더욱 악조건이었다. 실제 위기상황이 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스스로 이겨냈다.

실점을 했지만, 연속안타를 맞는다던가 볼넷을 남발하는 등의 무너짐이 없었다. 오히려 침착하게 상대타자의 범타를 유도했다. 두 차례의 위기상황을 스스로 이겨냈다.

상승세를 탈 수 있는 터닝포인트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더욱 강해진 정신력 때문이다.

혼란없는 4구종

김광현의 가장 큰 무기는 강력한 패스트볼. 여기에 높은 타점에서 아래로 떨어지며 옆으로도 휘는 명품 슬라이더다. 여기에 보여주기 위한 커브가 덧붙여졌다.

2010년 이전까지 사실상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혼란이 생겼다.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확히 말하면 논란이었다. 당시 김광현을 지도했던 김성근 SK 전 감독은 "포크든 체인지업이든 떨어지는 변화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금 슬라이더만으로도 충분하다. 오히려 섣부른 구종추가는 제구력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2010년 서클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를 연마했지만, 자유자재로 구사하진 못했다. 오히려 컨트롤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2년간 구위의 저하와 구종 추가에 따른 혼란은 부진의 원인이었다.

그런데 올해 이런 혼란이 많이 정돈된 모습이다. 11일 김광현은 간간이 스플리터를 던졌다. 효과가 있었다. 동시에 투구 밸런스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혼란함을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이다.

김광현은 여전히 완전치 않다. 정확히 말하면 예전의 기량을 빠르게 되찾아가는 과정이다. 구위는 여전한데 2년 간의 부진이 가져다준 2가지 효과도 있다. 정신적인 강인함과 구종추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이다. 확실히 김광현에게 부활, 아니 업그레이드될 청신호가 많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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