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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6연패. 더 이상 두산은 물러날 곳이 없었다. 게다가 두산의 '검은 수요일'이었다. 9전 전패.
두산의 하강세를 완벽히 끊어내는 강렬한 피칭이었다. 두산은 이날도 엇박자가 났다. 타격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SK 선발 조조 레이예스의 호투에 타격은 터지지 않았다.
초반부터 투수전. 5회 두산이 찬스를 잡았다. 집중력이 좋았다. 최준석의 2루타로 만든 2사 2루. 손시헌이 바깥쪽 공을 밀어치며 우선상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이종욱의 우전 적시타로 2-0. 그러나 약한 두산의 불펜을 고려하면 불안한 점수였다.
사실 컨디션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경기 초반 공이 높게 형성됐다. 경기가 끝난 뒤 니퍼트도 "초반 공이 높아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패스트볼의 위력으로 장타를 허용하진 않았지만, 불안했다. 그러나 니퍼트는 끝까지 공의 구위를 유지했다. 중반 이후 낮게 던지며 집중력을 보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결국 역할을 120% 했다.
결국 2-1로 앞선 8회 정재훈와 교체됐다. 113개의 투구수를 기록했지만, 공의 위력은 전혀 줄지 않았다.
여전한 투타의 엇박자가 있었지만, 니퍼트의 호투가 타선의 약점을 가려준 경기였다. 니퍼트의 호투로 리드를 잡은 두산은 필승계투조를 가동했다.
정재훈(1이닝 무실점)과 홍상삼(1이닝 무실점)이 깔끔하게 막고, 2대1로 승리했다. 두 투수의 깔끔한 처리도 돋보였지만, 니퍼트의 완벽한 투구가 밑바탕에 깔려 있었다.
니퍼트는 에이스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줬다. 팀이 어려운 순간, 타선이 좋지 않은 순간 그는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지배했다. 두산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1승이었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