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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마일 공에 얼굴 맞은 푸이그, 난투극 부르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3-06-12 13:44


다저스 야셀 푸이그.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캡쳐

LA다저스 '쿠바 괴물' 야시엘 푸이그(23)가 팀의 케미스트리를 바꾸고 있다.

얼굴에 사구를 맞고도 경기를 계속 뛰는 투혼을 발휘하자 동료들이 동점 홈런과 빈볼로 응답했다. 보복성 빈볼이 오갔고 급기야 격렬한 그라운드 난투극으로 이어졌다.

푸이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서 투수의 공에 얼굴을 맞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4번타자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푸이그는 0-2로 뒤진 6회말 3번째 타석에서 애리조나 선발 이안 케네디의 4구째 92마일 패스트볼에 얼굴을 스치듯 맞았다. 피하며 맞았지만 굴절이 생길 정도로 결코 약한 충격이 아니었다. 관중석에서는 투수를 향해 '부~'하는 야유가 가득찼다. 타석에 쓰러진 뒤 팀 닥터와 트레이너의 체크를 받은 푸이그는 한참 후 헬멧을 쓰고 1루로 뛰어나가 박수를 받았다.

쿠바 출신 신인 타자의 투혼. 동료들이 화답했다. 후속 타자 안드레 이디어가 우월 동점 투런포를 터뜨리며 홈런을 터뜨리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다저스 투수가 보복에 나섰다. 그레인키가 7회초 선두타자 몬테로의 등을 맞혔다. 몬테로가 마운드로 걸어나갈 제스쳐를 취하면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2-2 동점에 무사였지만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동료애였다.

애리조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7회말 1사후 타석에 들어선 다저스 투수 그레인키를 향해 애리조나 투수 케네디가 초구에 머리쪽으로 패스트볼을 던졌다. 그레인키가 어깨를 맞았다. 케네디에게는 바로 퇴장 조치가 내려졌다. 투수를 향해 빈볼을 던지지 않는 것은 불문율. 게다가 머리 쪽으로 던지자 다저스 벤치가 극도로 흥분했다. 몰려나가 난투극을 벌였다. 다저스 선수들은 사력을 다해 케네디를 보호하려는 애리조나 선수들과 주먹다짐을 벌였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과 맥과이어 타격코치까지 흥분해 몸싸움을 벌일 정도였다. 벤치클리어링의 원인 제공자 푸이그도 흥분한 모습으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침체된 팀은 때론 격렬한 벤치클리어링이 반전의 계기가 될 때도 있다. 혜성처럼 등장해 다저스 타선의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푸이그. 새삼 그의 존재감을 각인 시킨 계기가 된 난투극이었다. 쿠바산 괴물이 다저스의 투혼을 깨우고 있다. 양 팀 선수단이 극도로 예민해진 상황. 류현진은 다음날인 13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7승 사냥에 나선다. 이날의 난투극이 류현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할 관전 포인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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