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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감독의 롯데 10연승 조건 댄스 공약 가능할까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6-12 11:47 | 최종수정 2013-06-12 11:47


김시진 롯데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가 10연승을 하면 춤을 추겠다고 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6.06/

"우리가 10연승 하면 제가 춤을 추겠습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이 11일 부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한 발언이다. 롯데-넥센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저녁 식사를 함께 한 자리에서 이번 시즌 롯데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 팬들의 발길이 준 것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다가 나온 이색 공약이다.

이 자리에 동석했던 조규철 롯데 매니저가 김 감독을 부추겼다. 이만수 SK 감독이 SK 코치 시절 2007년 인천 문학구장에서 속옷만 입고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돈 걸 떠올리면서 김 감독에게도 이색 세리머니를 한 번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김 감독은 이미 다른 사람이 한 걸 똑같이 할 수는 없다면서 10연승을 하면 내가 춤이라도 추면 되겠느냐고 불쑥 말했다.

이만수 감독은 문학구장이 매진이 되자 자신이 말한 대로 속옷 세리머니를 했다. 김 감독의 이번 댄스 공약은 비공식적인 식사 자리에서 툭 튀어나왔다. 구체적으로 어떤 춤을 어떻게 추겠다는 얘기가 나온 건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은 평소 미디어를 상대로 실없는 농담을 잘 던지지 않는다. 롯데가 10연승을 하면 김 감독이 자신이 말한 대로 춤을 출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롯데의 이번 시즌 최다 연승은 5연승 두 번이다. 통산 팀 최다 연승은 2008년 기록한 11연승이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 사직구장을 찾는 부산팬들의 발길이 줄면서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11일까지 이번 시즌 롯데 홈 평균 관중은 1만3826명이다. 지난해 홈 평균 관중(2만742명)보다 6000명 정도가 감소했다. 일부에선 김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롯데 팀 컬러가 화끈한 타격 중심에서 마운드 위주의 지키는 야구 쪽으로 바뀐 게 관중 감소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김 감독의 이런 변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FA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로 떠났다. 그 공백을 대체할 타자 영입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마운드를 강화하는 쪽으로 갔던 것이다. 또 기존의 화끈한 공격 야구로는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봤다.

김 감독은 댄스 공약을 할 정도로 쇼맨십이 강한 스타일은 아니다. 팀이 승리했을 때도 감정 표현이 화끈하지 않다. 그런 그가 팬들을 변신을 하겠다고 했다. 야구장을 외면하고 있는 기존의 롯데팬들에게 솔깃한 제안일 수 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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